조선시대 기록문화와 정보디자인 六

왕세자입학도첩(王世子入學圖帖)

조선시대에 그려진 이 화첩은 왕세자가 소학과 주자가례를 배울 수 있는 나이에 이르렀을 때 문묘(文廟)에 작헌례(酌獻禮)를 올린 뒤 명륜당에서 입학례를 치르는 의식을 시간 순서에 맞춰 그린 것으로 아래의 그림은 여섯 폭 중 두번째 장면에 해당하는 작헌도(酌獻圖)이다.

이 의례의 주인공은 문조세자(익종, 1809~1830)로, 입학례는 1817년(순조17) 3월 11일에 거행되었다.
먼저 문묘 안을 살펴보면 북벽에 문선왕위가 있고 동서벽에는 사성위가, 그 좌우에는 종향신위가 8개씩 흰색 사각형으로 표시되어 있다.
가운데 황색 사각형으로 표시된 것은 왕세자가 절하는 자리이다. 왼쪽 집사자는 향로를 들고 있고 오른쪽 집사자는 향합을 들고 있는 것이 보인다.
동쪽 계단 아래쪽, 붉은 탁자 위에 그릇과 대접이 올려져 있는 것이 관세위이며 그 옆쪽에 커다란 황색 사각형이 배위가 된다. 작헌례를 행할 때 왕세자는 동문으로 들어와 먼저 배위에서 멈춰서 네 번 절한 뒤 관세위에서 세수를 한다.
그런 다음 동쪽 계단으로 올라와 헌작하게 되는데 그 길이 마치 오늘날 정보디자인에서 자주 사용하는 동선처럼 노란색 선으로 표시되어 있다.

[왕세자입학도첩(王世子入學圖帖)] 중 작헌도(酌獻圖)
종이에 채색
46.5×34.1cm
고려대학교도서관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