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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옛날 이야기에서 소원을 말할 때는 세가지 소원만 빌어야 했을까? 산신령들은 두 가지도, 네 가지도 아닌 꼭 세가지
소원을 들어주곤 사라진다.
문제의 해결책이 담긴 주머니를 줄 때도 세개, 연못에 빠진 도끼를 고를 때에도 세개 중에
하나를 골라야 한다. 4개, 혹은 5개 중에 답을 고르도록 훈련받은 우리들에게 세개는 너무 작아 보인다.
하지만 원래
인간의 감성은 셋보다 작은 것을 불완전하게 여기며, 셋보다 많은 것은 지나친 것으로 본다고 한다.
고대 철학자들은
1이나 2는 모든 숫자들의 부모로 여겼기 때문에 3을 최초의 수이자 가장 오래된 수의 원형으로 여겼다.
예부터 우리나라 사람들의 3에 대한 애착은 유별나다. 단군은 환인, 환웅과 삼위일체를 이루며 천부인 3개를 가지고
무리 3천명을 이끌고 이 땅에 내려왔다.
천지인, 삼월, 삼짓날, 삼신할머니, 삼작 노리개, 삼족오, 삼층석탑, 삼존불…
애를 낳아도 삼칠일을 가장 조심하고, 만세를 불러도 세번 불렀으며, 내기를 해도 세번을 했다.
숫자의 원형이자 양극의
경계를 넘어 또 다른 차원으로 통하는 문, 그것이 바로 3의 의미이다.
이자삼점문(伊字三點紋)
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자삼점(伊字三點)문은 점 세개가 삼각형을 이루며 불(佛), 법(法), 승(僧) 삼보(三寶)를
상징한다.
원이삼점(圓伊三點)문으로 불리기도 하는 이 문양은 만(卍)자와 더불어 불교를 상징하며 일즉삼(一卽三),
불일불이(不一不二), 비전비후(非前非後) 등의 뜻을 담기도 한다.
기독교의 삼위일체나 이집트의 피라미드를 비롯해 거의
모든 종교에 있어서 3, 혹은 삼각형은 신성을 의미하는 가장 두드러진 상징으로 나타난다.
삼산문(三山紋)
일찍부터 사람들은 많고 많은 산 중에 특별히 세 개를 골라 신성시하고 거기에 신인(神人)이 살고 있다고 믿었다.
가장
잘 알려진 삼산으로는 중국인들이 말했던 봉래산,빙장산,영주산이 있다. 이들은 동방에 자리잡고 있다하여 곧잘 우리나라의
금강산, 지리산, 한라산을 가리키는 것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또한 신라에서는 왕도 주변의 산 세 개(나력,골화,혈례)를
지정하여 제사를 올리고 국가의 큰 행사로 여겼다.
삼산문은 조선시대 청화백자 등에서 볼 수 있으며 삼막사 마애삼존불의
경우에는 삼산관을 쓴 일광,월광보살이 좌우에 자리잡고 있다.
금관장식
「삼일신고(三一神誥)」에 따라 음양 오행을 기호로 표현하면 양은 원, 음은 사각형, 오행은 삼각형에 해당한다.
경주
서봉총에서 나온 신라 금관에는 ‘出’자 형식의 뿔이 3개 나있는데 이는 양을 표상하며, 음을 표상하는 뒤쪽의 사슴뿔과
결합하여 오행, 즉 삼각형을 이룬다.
또한 금관총에서 출토된 금관에 보이는 3개의 뿔(새,사슴,나무) 역시 신라인의
세계관을 잘 보여준다. 즉, 새가 하늘이면 사슴은 대지, 그리고 하늘과 대지를 이어주는 매개체로서 나무를 상정하여
전체가 삼각형을 완성하고 있다.
삼작(三作) 노리개
한복의 맵시를 살려주며 여인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던 노리개는 한 벌이 되는 숫자에 따라 단작(單作)부터
칠작(七作)까지 주로 홀수를 이루며 다양하게 구성된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널리 애용되었던 것은 홍(紅), 남(藍),
황(黃) 삼색을 기본으로 하는 삼작 노리개였다.
궁중에서는 8월 한가위를 비롯하여 가례, 생일 등 특별한 축일에 왕비를
비롯하여 행사에 참가하는 귀부인들까지 모두 삼작 노리개를 찼으며, 평상시에도 왕비가 대비전에 문안을 드릴 때 삼작
노리개를 빼놓지 않았다고 한다.
삼재(三災) 부적
주기적으로 사람들에게 돌아오는 삼재(風, 水, 火)는 한 번 찾아오면 3년간 머무른다.
특히 들어오는 해와 나가는
해가 위험하다고 하는데 이를 막기 위한 부적을 삼재부(三災符)라 하여 문설주에 붙여놓거나 몸에 지니고 다녔다.
여기
보이는 삼수일체(三首一體)의 독수리 외에 삼두일체(三頭一體)를 한 물고기도 삼재 부적에 자주 등장하는 단골 손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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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산문(三山紋)
이자삼점(伊字三點)문
금관장식
삼작(三作) 노리개
삼재(三災) 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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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db Home > designdb 잡지 > 178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