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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삼성 소프트웨어센터 UI팀이 하는 일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달라.
작년까지만 해도 삼성 내에서 거의 유일한 UI팀이었기 때문에 직접 제품개발을 담당하는 부분이 많았는데 이제는 각 파트에 전문적인 UI 개발팀들이 생겨나면서 제품개발보다는 선행연구 쪽으로 팀의 역할이 변해가고 있다.
즉, 앞으로의 기술변화나 트랜드를 미리 예측해서 그 중에 가능한 아이디어를 구체화시키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테면 머지 않은 미래에 필요하게 될 홈 네트워킹 디바이스를 예로 들 수 있다.
GUI의 경우는 다른 디자인 분야에 비해 사용성이 유난히 강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 개발 당시 디자이너로서 고민되던 요소나 순간이 있었다면?
솔직히 이 일을 처음 시작할 때만해도 고민이 많았다. 심지어 과연 이것이 디자인인가 아닌가라는 의문이 들 때도 있었다. 초기에 홈 네트워크 시스템에 들어가는 웹 패드 디자인을 맡은 적이 있었다.
시안 중에 굉장히 크리에이티브한 디자인 제안이 있었는데 다들 반응이 좋았다. 전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아이디어여서 디자이너들 사이에서도 재밌다 신선하다는 평을 들었는데 막상 유저테스트에서는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모두들 예쁜 것에는 공감을 했지만 막상 사용하려 하니 불편한 것이었다. 결국 채택된 것은 평범한 안이었다.
지금 생각으론 같은 디자인이라도 차별점이 존재하는 것 같다. 적어도 내가 속한 그룹 내에서 요구하는 디자인은 비주얼적인 것이 아니다.
즉, 비주얼적인 측면이 강조되는 디자인과 GUI디자인은 비교의 대상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어떻게 보면 GUI 디자이너에게 필요한 것은 창의력보다 기획력이다.
GUI디자인에 있어서 만큼은 사용성과 심미성이 협상의 대상이 아니란 이야기인가?
어디까지나 사용자 중심의 디자인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사용자 중심' 디자인과 '사용성 중심' 디자인은 다르다.
심미성은 사용자 중심 디자인에 포함되는 개념이다. 디자인을 보기 좋게 하는 것 또한 사용자를 위한 것 아닌가.
하지만 현재 GUI에 있어 어느 쪽에 무게중심이 실리고 있는가를 따져볼 때, 아직은 사용성이 앞서는 것만큼은 사실이다. 솔직히 아직도 PC를 비롯한 정보기기는 사용하기 어렵다.
넥시오 프로젝트로부터 약 1년 정도의 시간이 흘렀다. 요즘의 기술발달 추세로 볼 때 적지 않은 시간일수도 있을 텐데, 넥시오 UI 디자인 당시와 비교했을 때 현재의 포터블 PC의 사용성, 혹은 UI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PC와 PDA의 경우는 어느 정도 정착이 된 것 같지만 포터블 PC의 경우 여전히 도입단계를 지나지 않고 있는 것 같다.
외관이나 인터랙션 방법에 있어서는 별반 새로워 보이지 않을지 몰라도 포터블 PC, 즉 집에서 사용하던 PC를 손에 들고다니며 사용한다는 것 자체가 새로운 인터랙션을 만들어내는 다른 개념이다.
개인적인 견해로는 사람들이 좀더 포터블 PC라는 개념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
사용자가 NEXiO에 익숙해져야 한다는 말인가? 하지만 그건 좀 전에 강조하던 사용자 중심 디자인과 조금 다른 의견인 것 같다.
컴퓨터 UI 발달의 역사를 살펴보면 확실히 강제성이란 부분은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
도스가 처음 나왔을 때 그것을 사용하기 위해서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했지만 윈도우에서는 메타포를 사용해 그런 부분이 상당히 줄어든 것이 대표적인 예일 것이다.
폴더나 휴지통 같이 개인이 이미 지니고 있는 멘탈 모델(Mental model)에 맞춰 UI를 디자인하는 일은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어떻게 보면 넥시오 UI도 마찬가지 문제를 염두에 둔 결과물이다. 일반 PC나 PDA와는 다른, 포터블 PC에 적합한 전혀 새로운 인터랙션을 만들 수도 있었겠지만 우리는 이미 익숙한 PC 환경을 그대로 사용하였다.
넥시오의 주요 타겟은 비즈니스맨이었기 때문에 그들이 가지고 있는 PC라는 멘탈 모델에 맞춘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과는 별도로 새로운 기기, 혹은 새로운 인터페이스에 대한 사람들의 적응 필요성 자체가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넥시오, 혹은 다른 포터블 PC를 아주 자연스럽게 사용하기까지는 앞으로도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 물론 넥시오의 사용성은 별도로 검증 받아야 하겠지만.
앞에서 언급했듯이 i-todo UI는 작은 화면에 적용하기에는 어려운 여러가지 문제점들이 있었다. 대표적인 문제점들과 그 해결과정에 대해 구체적으로 듣고 싶다.
i-todo는 PC를 그대로 옮겨놓은 형태였다. 디자인보다 개발에 초점이 맞춰져 말 그대로 정말 축소해버린 것이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텍스트 크기였다. 제품의 주요 타겟인 직장인의 경우 나이가 어느 정도 있는 사람도 있을텐데 이들의 경우 사용하고 나면 눈에 적지않은 피로를 느낄 정도였다.
그 다음 문제점으로는 어플리케이션 간에 일관성이 없다는 것이었다. 특히 이들은 데스크탑과 완전히 두 개로 동떨어진 느낌을 주었다.
얼마나 작았길래 그런가? 사용할 수 없을 정도였나?
한 예로 키보드 아이콘의 경우 화면 오른쪽 아래에 있었는데 미리 알지 못한다면 어지간해서는 찾을 수 없을 정도였다. 포터블 PC에서 입력장치가 얼마나 중요한지는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을 것이다.
개발자들도 이런 문제점을 인식했는지 따로 하드웨어 키로 빼놓았으며 사용자들도 대부분 이 버튼을 이용했다. 그런데 이것 역시 옆에 표시된 이미지와 일치하지 않는 문제점이 있었다. 또 버튼이 따로 있다면 아이콘은 무용지물이 아닌가.
또 한가지 키보드와 관련된 치명적인 문제점이라면 키보드가 화면에 떴을 때 중요한 컨트롤 버튼들을 모두 가려버린다는 것이었다. 키보드가 있는 자리에 버튼이 있음을 인식하지 못한 사용자들은 어찌할 바를 몰라 했다.
하지만 화면이 작다보니 가려지는 부분이 있는 것은 어쩔 수 없지 않은가.
그래도 중요한 컨트롤 버튼이 가려지는 것은 최대한 막아야 한다.
넥시오의 UI 가이드북에 나와있는 레이아웃 규칙을 보면 여기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있다.
뷰(view)영역과 컨트롤 영역의 구분, 사용자 시선에 따른 레이아웃, 버튼의 배열, 카테고리 구분에 대한 규정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지금 예로 든 것들은 문제점과 해결과정이 너무 명백해서 '디자인협상'이란 이번 주제와 미묘한 차이가 있다. 너무나 논리적이어서 협상의 여지가 없다고 할까?
이와 달리 디자인 당시 예측하지 못했던 상황에 의해 디자인적인 협상(익숙하지 않겠지만 특집의 제목상 '협상'이란 용어를 사용하겠다)이 이루어진 적은 없었나?
물론 있었다. 디자인이 거의 다 완료돼서 가이드 규칙에 따라 이미지까지 모두 잘라놓은 상태였다.
실제로 제품에 사용될 LCD가 만들어져 테스트에 들어갔는데 기술상의 문제로 우리가 적용한 컬러가 제대로 구현되지 않는 것이었다. 그 때까지 디자인에 사용해온 LCD 화면보다 훨씬 뿌옇게 보였다.
문제는 이미 이 LCD에 맞춰 공장의 생산라인 셋팅이 모두 끝났다는 것이다. 이 경우도 협상이란 말은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 디자인에 맞춰 생산라인을 처음부터 다시 설치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웃음) 결국 다시 디자인할 수밖에 없었다. 컬러 톤도 바꾸고 버튼이 너무 뿌옇게 보여서 버튼 하나하나에 대한 볼드 값 처리도 다시 하고...
다른 사람들에게는 조금 밝아졌다, 조금 선명해졌다 정도로 보이겠지만 손봐야 할 부분들이 한 두개가 아니었다.
다른 일은 없었는가?
조그만 일들은 셀 수 없이 많이 일어났는데 그 중 대부분이 개발 쪽과 관련된 사항이었다.
예를 들면 상태바에 들어가는 아이콘 사이즈를 늘려야 했는데 개발 파트에서는 이미 버튼 하나에 할당된 사이즈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힘들다는 것이었다. 머리를 맞대고 생각해낸 안은 버튼 두 개를 합쳐 하나처럼 작동하게 하는 것이었다.
사용자들은 알 수 없을 테지만 사실 이 아이콘은 두 개의 버튼으로 이루어져 있다. 또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는 시간이 정해져 있다 보니 해결하지 못하고 남겨둔 것들도 있고 아직 개선할 점도 많이 남아 있다.
아까 잠깐 언급한 가이드북의 활용범위 및 구체적인 용도에 대해 말해달라.
넥시오는 현재 초기 버전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많은 개발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 때에는 또 다른 개발자들과 디자이너들이 작업을 담당할 텐데 규칙이 정해져 있지 않다면 넥시오의 UI는 또다시 혼란을 겪게 될 것이다.
추가적으로 어플리케이션이 추가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텍스트 정렬은 이런 식으로 하고, 세컨드 화면이 뜨는 위치는 어떠하고... 말 그대로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이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더 좋은 UI 방식이 나타날 수도 있으니 반드시 이 규칙에 따라야 한다는 법은 없겠지만 개발자들이나 디자이너들이 참고할 수 있는 일종의 디자인 문법을 제시한 것이다.
아직 개선해야 할 부분이 남아 있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점이 있는지?
이것 역시 대부분 기술적으로 시간이 모자라거나 문제가 발생해 남겨둔 것들이다.
예를 들면 날짜를 선택하는 방식에 있어서 대부분의 사용자들에게 익숙한 달력 방식으로 프로그램 전체를 통일할 것을 요구했었는데 일정 프로그램에서 기술적으로 충돌이 일어나서 그 부분만 드롭다운 방식의 날짜 선택을 적용한 것이 좋은 예가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 프로젝트에 있어 가장 중요한 협상의 대상은 무엇이었나?
들고 다닐 수 있는 작은 PC 화면.
글_원소희(삼성전자 소프트웨어센터 Interaction Group 연구원) / 자료제공_삼성소프트웨어센터 Interaction Gro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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