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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가서스의 경우 기본적인 메커니즘이 이미 완성되어 있었는데 이와 관련해 디자인을 진행하기에 어떤 문제점이 있었나?
기본 구조가 결정되어 있는 상황에서 디자이너가 제안할 수 있는 부분은 매우 적다. 처음에는 꽤 넓은 범위에 걸쳐 제안을 했었다.
1차로 제안된 디자인을 보면 팔을 아예 없앤 것도 있는데 기존 구조를 무시하려는 것이 아니라 상호 의견을 수렴해가는 과정에서 여러가지 가능성을 검토해보고 싶어서였다.
팔의 경우는 아이들이 잡고 장난치기 쉬운 부분이라 전체 구조에 있어 고장이 가장 우려되는 곳이기도 했고, 굳이 팔이 없더라도 다른 부분을 통해 인터랙션을 강화할 수 있다고 여겨 제안한 것이다. 이에 대해 클라이언트 측에서도 찬반 의견이 있었던 걸로 알고 있다.
하지만 이미 완성되어 있는 메커니즘을 무시하기는 어려웠다. 하긴 애써서 팔을 만들어놨는데, '여기 관절 하나는 없어도 될 것 같은데요' 이런 소리가 나오면 나라도 받아들이기 힘들었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2차 제안부터는 대부분 기존 메커니즘에 맞춰 디자인이 이뤄졌다.
그럼 프로젝트 진행 과정에서 디자인에 의해 기본 구조가 변경된 부분은 없었나?
큰 부분은 없다. 다만 작은 부분에 대한 의견은 계속해서 제안했다.
예를 들어 디자인상 센서의 위치나 각도라던가, 부딪힐 경우의 충격을 완화해주는 범버 부분들...또 안테나와 같이 눈에 잘 띄고 파손 우려가 있는 것들은 되도록 내부로 안보이게 변경하였다.
그렇다면 여러가지 상황으로 미루어보아 페가서스 디자인에서 가장 중요했던 것은 '캐릭터만들기'인 것 같은데 가장 어려웠던 점을 든다면?
캐릭터 하면 만화나 애니메이션, 혹은 인형에서 표현되는 캐릭터를 떠올리기 쉬운데 페가서스의 캐릭터 디자인은 그처럼 단순하지 않았다.
단순히 보기에 예쁘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실제 제품에 적용됐을 때도 같은 느낌으로 살아나야 하기 때문이다. 그림으론 얼마든지 이쁘게 할 수 있지만 직접 만들려면 캐릭터가 안 살아나는 경우가 많다.
처음에 페가서스 디자인을 맡았던 곳에서 일이 잘 풀리지 않았던 것도 그런 측면이었던 것 같다. 우리의 경우는 다행히 작업에 참여한 디자이너 중 그 쪽 방면에 흥미와 소질을 가진 사람이 있어 많은 도움이 됐다.
페가서스의 디자인을 처음부터 212가 맡은 것이 아니었나?
그 전에 다른 업체에서 1차적인 디자인 작업이 진행되어 있었다. 다만 말했듯이 아이디어에서 실제 제품으로 구체화시키는 데 조금 문제가 있었던 듯 하다.
캐릭터 자체도 너무 만화적인 측면이 강조되어 있어 유저들에게 신뢰감을 주기에 부족했다. 우리가 제시한 디자인의 모습이 변해가는 과정을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처음에 제안한 스케치의 경우 부분 부분이 끊겨있고 다소 과장되어 만화적으로 표현되어 있는데, 당시만 해도 컨셉을 잡아가는 과정이었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설계를 염두에 두지 않은 모습이다.
이 다음 렌더링을 보면 앞의 컨셉에서 나온 의견을 토대로 캐릭터들이 좀더 구체화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다양한 제안보다도 가능한 안을 중심으로 발전시킨 모습으로 기능적으로 모호하게 처리했던 부분도 보다 명확해져 있다. 이렇게 여러가지 가능성을 압축해가면서 서서히 완성시켜갔다.
하지만 막상 결정된 것은 이전의 컨셉이 이어져온 것이라기보다는 다소 새로운 제안으로 보인다.
정확한 지적이다. 이것은 어떻게 보면 앞의 디자인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다. 하지만 엉뚱한 곳에서 불쑥 튀어나온 안은 아니다.
그 동안 작업하면서 누락되거나 축소되었던 아이디어들을 발전시켜 새롭게 제안한 것으로 그 동안의 과정에 녹아있던 컨셉이다. 전체적으로 느껴지는 분위기도 기본 컨셉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다.
디자인 과정에서 다른 특이한 점이나 예기치 못했던 상황이 있었다면?
예기치 못했던 상황까지는 아니지만, 작업 과정이 조금 달라서 생긴 해프닝은 있다. 최종 디자인을 결정한 후 스케줄 문제로 클라이언트와 협의 하에 목업 과정을 생략한 채 바로 설계로 들어갔는데 이것이 조금 문제였던 것 같다.
결정된 디자인의 캐릭터가 아무래도 조금 약해보인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설계와 동시에 얼굴 부분만 추가 디자인 작업을 진행했다. 머리를 맞대고 고민을 많이 했는데 여기서 또다시 새로운 안들이 나왔다.
예를 들면 캐릭터를 보강하기 위해 머리 부분의 부품을 바꿔 끼워 남자에서 여자로 변하게 한다던가 불빛을 통해 얼굴에 보다 풍부한 표정을 부여한다던가 하는 것들이었다.
하지만 정작 제품이 완성되어 나오고 보니 예상 외로 반응이 좋았다. 기대한 것 이상으로 귀엽고 캐릭터의 표정도 풍부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평면적인 렌더링만으론 클라이언트에게 실제적인 느낌을 전달하기 부족했던 것 같다. 기본적인 프로세스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애써 진행한 프로젝트인데 정작 상품화는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디자인이나 제품상에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다만 아직 제품을 내놓기에 시장이 시기상조인 부분도 있고 개선해야 할 점도 남아있어 후속개발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먼저 크기를 조금 줄이는 문제가 남아 있다.
현재 기술수준을 비춰볼 때 1/3정도는 작아질 수 있을 것 같다. 또 작동 속도라던가 가격 면에 있어서도 해결해야 할 부분이 많을 것이다.
예를 들면 아까 얘기했던 것처럼 팔 부분을 없애면 상당부분 생산비용을 낮출 수 있고 서비스를 제공할 교육컨텐츠 업체와도 프로그램을 협의해야 할 테고...
상품화 전에 고려해야 할 사항이 한두 가지가 아닐 것이다.
페가서스의 캐릭터가 완성되어가는 모습
처음에 모호했던 컨셉이 점차 구체화되는 것을 알 수 있다.특히 스케치 단계를 지나 렌더링으로 넘어가면 보다 단순해지면서 만화적인 요소가 줄어들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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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인터뷰_박활성기자 / 사진_윤행석 / 자료제공_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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