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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 note - 동양의 고전놀이 장기판 위에서 벌어지는 옛 캐릭터들의 한 판 승부] : 얀 쯔바크 마이어에 대해
얀 쯔바크 마이어는 마술적이고, 소름끼치는 화면으로 잘 알려진 체코의 초현실주의 애니메이터이다.
그의 작품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점은 그의 애니메이션이 유물, 죽은 동물, 식물, 광물 등에 새롭고 종종 소름끼치며 항상 놀라운 의미를 불어넣는 방식에 있다.
그가 만든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역시 무시무시한 유머와 그로테스크함으로 가득찬 화면을 근사하게 제공해준다.
대표작으로는 [재버워키], [대화의 차원들Dimensions of Dialogue], [펀치 앤 주디Punch and Judy], 그리고 [지하실 밑으로Down to the Cellar] 등이 있다. 다음은 1988년 10월 19~26일 [Time Out]에 실린 인터뷰 기사 중 일부를 번역한 것이다.

“캐럴은 초현실주의의 선구자입니다.”쯔반크마이어는 말한다.
“정신적으로 (내가 그보다 더 불안하기는 하지만) 우리는 강의 같은 편 둑에 서있습니다. 또한 우리는 둘 다 유아적인 면이 있는데, 이것은 정상적인 사회에서는 모욕적인 말이지요.
나는 어렸을 때나 커서나 [앨리스]를 여러 번 읽었고, 읽을 때마다 새로운 것을 발견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어렸을 때 만들어진 상상력의 기본적인 모티브는 변함없이 남아있습니다.
이제 대부분의 어른들은 자기들의 어린시절을 단지 어른이 되기 위한 준비기간으로 여겨 쉽게 내던져버리거나, 아니면 일종의 황금 시기로 미화해서 감상주의에 빠지곤 하지요.
하지만 사람들은 자기 인생의 여러 시기에 걸쳐 동시에 존재할 수 있습니다. 나는 나의 어린시절과 생생한 대화를 나누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리고 캐럴의 책은 그 시절의 행동과 감정으로 통하는 문을 열어주고 꿈의 구조를 건드려 놓지요. 그것이 그 이야기에 대한 나의 응답의 출발점이 됩니다.
사실, 나의 [앨리스]는 부분적으로는 현실이 꿈과 융합하는 지점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끝부분에서 앨리스는 꿈에서 깨어난 것일까요, 아닐까요?
반면에 내가 만든 [재버워키]는, 관습적인 내러티브는 아니지만, 한 어린이의 내면적 발전 과정에 대한 프로이드적 기록입니다. 호모섹슈얼리티를 지나 새도-매조키즘을 거쳐 아버지에 대한 반란으로 넘어가는 것이죠.”

 

[prologue - 漢이 열 일곱 수로 승리할 때까지] : 장기에 대해
* 장기의 기원
장기는 지금으로부터 약 4000여년 전 고대 인도 서북부 지역(지금의 파키스탄)에서 행해지던 차투랑가(chaturanga)에서 유래한다. ‘chaturanga’란 고대 범어인 ‘넷(chatur)’과 ‘원(anga)’을 합친 말로 4원이란 군대의 구성원인 코끼리, 말, 전차, 보병을 가리킨다.
이 차투랑가는 6세기 경 페르시아를 통해 서양에 전해져 체스가 되었으며 동쪽으로는 미얀마를 거쳐, 중국으로 들어가 오늘날 ‘상기’라는 중국 장기가 되었다.
이 중국 장기가 한국과 일본으로 전해져 각각 ‘장기’와 ‘쇼우기’로 불리게 된 것이다. 서양의 체스는 하나로 통일되었지만 동양의 경우에는 각 나라마다 조금씩 두는 방법이 다르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만들어졌는지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으나 이 중 고대 인도의 불교도들이 인간의 파괴충동을 억제하고 수도시간 외에 잡념을 물리치기 위한 목적으로 전쟁을 모의로 한 게임을 발명한 것이라는 설명이 가장 널리 알려져 있다.
또 미얀마 사람들은 자국의 고대 타이링국 왕비가 발명한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왕을 지극히 사랑한 왕비가 전쟁만 일삼고 늘 싸움터로 나다니는 왕을 궁중에 머물게 하기 위해 궁리 끝에 만든 것이 바로 장기라는 것이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가 즐기는 장기의 발상지는 역시 중국으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 말의 기능과 행마

대장군, 원수, 또는 군왕. 삼군의 지휘관인 將이 잡히면 지기 때문에 자기 편에 의해 최대한 보호를 받는다. 대각선이 그어진 궁성 밖으로 나갈 수 없고 궁성 안에서는 금 그어진 데로 마음대로 한 칸씩 다닌다.

모사와 경호무사. 근위병처럼 將을 수호하고 모사가 작전 짜듯 包의 다리를 놓아준다. 將처럼 궁성 안에서만 자유로이 전후좌우 및 사선 방향으로 한 칸씩 움직인다.

전차부대. 공격과 수비에서 가장 막강하며 자기편 보호에도 큰 역할을 한다. 장애물이 없는 한 전후 또는 좌우로 마음대로 다닌다.

包는 돌을 쏘아올리는 옛날 무기의 하나이다. 오늘날의 포병부대처럼 포탄으로 적의 진지를 부수고 자기 궁성을 보호한다. 車처럼 전후 또는 좌우로 마음대로 다닐 수 있으나, 반드시 다른 말을 타고 넘어야 한다. 단, 包는 包끼리 못 넘고 서로 먹을 수도 없다.

기마, 기병대. 대개 근거리 공격용으로 쓰이지만 수비에 치중하기도 한다. 날 일(日)자처럼 한 칸 나서서 비스듬히 뛴다. 단, 가는 길에 자기 말이나 상대편의 말이 있어 장애가 되면 전진하지 못한다.

코끼리부대. 고대 전쟁에서 유용하게 쓰인 코끼리처럼, 예측 못한 곳에 나타나 적진을 교란한다. 쓸 용(用)자처럼 한 칸 나서서 두 칸을 대각으로 비스듬히 뛴다. 역시 馬처럼 가는 길에 장애물이 있으면 안 된다.
卒, 兵
병졸, 보병. 병졸은 예로부터 임전무퇴의 군율에 의해 전진만 하고 후퇴할 수 없었다. 장기에서도 병졸의 생리 그대로 용감히 전진하고 자기편의 전초진을 구성한다. 상대편을 향해 앞이나 옆으로 한 칸씩 갈 수 있고 뒤로는 물러날 수 없다.

 

[허수아비, 미소와 조롱을 넘어서라!] : 제웅에 대해
제용,처용(處容)이라고도 한다. 유래는 확실하지 않지만 일반적으로 신라의 구역신 처용이라는 설이 지배적이다.
예로부터 매년 집안 식구 가운데 성명설(星命說)에서 나이가 액년에 해당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를 제웅직성이라 하여 제웅으로 액막이를 했다.
즉 음력 정월 14일 밤에 제웅을 만들어 액년을 당하는 사람의 옷을 입히고 성명 또는 출생한 해의 간지(干支)를 적어서 길바닥이나 다리 밑에 버리는데 이렇게 하면 그 액이 다른 곳으로 전가된다고 한다.
이 때 액운을 가져가는 이를 대접하는 뜻으로 제웅의 머리,사슴,팔다리에 동전을 넣어서 버린다.
또한 동네 아이들은 이 때를 노려 문 밖으로 몰려와 “제웅이나 보름거리 주시오.”하고 외치면 집주인은 버리려고 마련해둔 제웅을 내어주기도 한다.
그러면 아이들은 제웅을 받아서 속을 헤쳐 동전만 꺼내고 나머지는 길에다 버리는데, 이것을 ‘제웅치기’라 한다.

 

[천계의 상들, 극락 위계질서에 따른 불교 캐릭터] : 불교의 세계관에 대해
불교의 우주관을 한 마디로 말하면 ‘육범사성(六凡四聖)’으로 요약할 수 있다. 즉, 공덕을 쌓아 깨달음을 얻어 윤회의 굴레에서 벗어난 성자들의 세계인 성문, 연각, 보살, 불을 사성(四聖)이라 하고 미혹한 중생들이 업에 따라 생사를 거듭하며 끝없이 윤회하는 공간을 육범(혹은 육도六道)이라 한다.
육범에는 지옥, 아귀, 축생, 아수라, 인, 천이 있다. 천 이하의 세계는 또다시 그 위계에 따라 욕계, 색계, 무색계 등으로 복잡하게 나누어진다. 자세한 구성은 아래의 표를 참고하기 바란다.

 

[마네키네코, 복을 부르는 고양이 캐릭터로 살아 남다] : 마네키네코에 대해
19세기 후반 일본의 유곽에서 처음으로 마네키네코가 급증하기 시작할 때 세워졌던 고양이상이 지금의 마네키네코 모양과 같은 것이었는지 어떤지는 확실치 않다.
그림으로 남아 있는 당시의 고양이 인형들은 팔을 들고 있지 않다. 그런 고양이 인형을 ‘마루지메네코’라고 부른다.
많은 사람들은 마루지메네코를 마네키네코에 선행하는 원형적인 형태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기록에서 지금의 마네키네코와 똑같이 한쪽 팔을 들고 있는 형태를 발견할 수 있는 최초의 것은 1870년대 무렵의 것이다.
오사카의 유명한 신사인 스미요시다이샤에서 매달 1장씩, 하타츠네코라는, 기모노를 입고 팔을 든 고양이 그림을 발행해 신도들에게 나누어 주었는데, 4년간 48장을 모으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것이었다.

 

[산해경과 일러스트레이션의 만남] : 산해경에 대해
[산해경]의 성립연대는 학자들에 따라 가장 이르게는 서주 초기(BC 12세기)에서부터, 가장 늦은 시기로는 위진시대(AD 3~4세기)에 이르기까지 커다란 차이를 보이고 있다.
다만 작자 및 성립지역은 초나라 사람으로 보는 견해와 오장산경(五藏山經)의 경우 그 성립년대를 전국시대로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또한 책의 성격 규정에 있어서도 신화서로 보는 견해와 지리서로 보는 견해, 또 지리서로서의 기본적인 성격을 염두에 두고 다양한 신화연구 방법들을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 등이 있어, 그야말로 한 측면만으론 규정할 수 없는 ‘기서(奇書)’다운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epilogue - 다시 앨리스로 돌아가...] : 소백주의 시에 대해
마지막에 소개된 평양기생 소백주의 시를 쉬운 말로 풀어쓰면 다음과 같다.
‘상공을 뵌 후로 모든 일을 믿고 지내왔으므로, 옹졸하고 고지식한 이 몸을 혹시나 상공께서 버리시어 마음에 병이 들까 염려했었는데, 이렇게 하마 저렇게 하자 하고 다정히 대해 주시니 평생을 같이 살고자 합니다.’

이 시는 당시 평안감사 박엽이 손님과 장기를 두면서 소백주를 시켜 지은 것으로 언뜻 보면 남녀간의 사랑을 노래하는 시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동음이의어를 사용한 중의법으로 장기 두는 장면을 노래한 시조이다.
여기서 상공은 장기의 象을, 사사는 兩士를, 졸은 卒, 병은 兵을 가리키는 말이다. 또한 이리마의 마는 馬, 저리차의 차는 車로 각각 마장과 차장을 의미하며 동포는 包로 궁 안으로 들어가겠다는 뜻이다.

 

십계의 구성

 

 


수미산 세계 조감도.
단위(1유순...약 7km에 해당됨)[지옥도-빛깔있는 책들119].
글 이기선.
사진 안장헌,윤열수.
대원사, 1992.
p28, 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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