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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db Plus...2002 [IDEA] 심사후기

멋진 한국, 새로운 디자인 파워하우스

금년도 미국 우수산업디자인상(2002 Industrial Design Excellence Awards: IDEA) 공모전의 심사결과가 발표되었다.
해마다 미국산업디자이너협회(Industrial Designers Society of America: IDSA)와 시사주간지 비즈니스위크(Business Week)지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이 공모전은 독일의 iF상, 일본의 G-마크상과 함께 세계적인 산업디자인 이벤트로 꼽히고 있다.
1982년부터 IDSA의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필자는 이번 공모전에 외국인으로는 유일하게 심사위원으로 위촉되었다.
특히 작년 8월에 IDSA의 보스턴 총회에서 개최되었던 「인생을 디자인하기(Designing Your Life)」 세미나의 연사로 초청된 데 이어 금년에는 심사에 참가하여 값진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이 글은 필자가 지난 3월 하순, 미국 워싱턴 D.C. 근교에 있는 레스턴에서 개최된 IDEA 심사에서 체험한 것들을 널리 공유하기 위해 정리한 것이다.

우수산업디자인상이란?
산업디자인의 우수성이 삶의 질과 경제에 얼마나 중요한가에 대한 비즈니스계와 대중의 이해를 넓히기 위해 매년 개최되고 있는 IDEA의 수상은 곧 전세계적으로 가장 우수한 디자인임을 인정받는 것을 뜻한다.
이 상의 스폰서인 비즈니스위크는 매년 6월이나 7월초에 심사결과 특집을 발간하여 전세계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금상, 은상, 동상을 수상한 모든 제품의 명단은 비즈니스위크의 지면과 웹사이트를 통해 게재된다.
(www.businessweek.com 이나 www.idsa.org 참조)

또한 미국의 대표적인 TV 매체인 CNN, NBC, PBS, CNBS는 물론 뉴욕 타임즈와 로스앤젤레스 타임즈, 워싱턴 포스트지가 매년 IDEA 스토리를 다룬다.
IDSA는 모든 수상작들을 우수산업디자인상 연감에 수록하고, 특별히 금상 수상작의 경우에는 수상회사에서 정리한 사례연구를 게재한다. 이 연감은 전세계의 정부기관, 경영대학원, 비즈니스 중역들, 디자이너들에게 배포된다.
수상작에 대한 시상식은 IDSA 연례총회 기간 중에 거행되는데, 금년에는 7월 20일 캘리포니아 몬트레이에서 개최되었다.
주최측에서는 이 상에 디자인 분야의 아카데미상과 같은 권위를 부여하기 위하여 여러가지 세심한 배려를 하고 있는데, 심사위원들로 구성된 시상자들과 수상자들이 턱시도와 같은 예복을 입도록 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출품분야
산업디자인의 범주에 속하는 모든 제품이나 설비들이 IDEA의 출품 대상이 된다.
금년에는 11개 주요 분야에서 49개 부문에 걸쳐 출품과 심사가 이루어졌다.
전세계적으로 1,265점이 출품되었는데, 가장 많은 출품작이 제출된 분야는 소비자제품으로 모두 353점이다. 가장 적게 출품된 분야는 20점이 심사대상이 된 포장 및 그래픽이다.
주요 분야와 출품 부문은 아래의 목록을 참고하기 바란다.


IDEA 출품 분야

1. 비즈니스와 산업제품(Business & Industrial Products)
상업장비(Commercial Equipment)
통신장비(Communication Equipment)
중기계류 및 산업장비(Heavy Machinery & Industrial Equipment)
전문 도구(Professional Tools)

2. 컴퓨터장비(Computer Equipment)
컴퓨터(Computers)
컴퓨터 입력장비(Computer Input Devices)
컴퓨터 주변장비(Computer Peripherals)
기타 컴퓨터장비(Other Computer Devices)

3. 소비자제품(Consumer Products)
액세서리(Accessories)
설비(Appliances)
가전제품(Consumer Electronics)
소비자도구(Consumer Tools)
가정용품(Housewares)
아동용품(Juvenile Products)
운동과 비만퇴치제품(Sports & Fitness Products)
장난감과 게임(Toys & Games)

4. 디자인 탐사(Design Explorations: 흔히 컨셉 부문이라고 함.)
비즈니스 및 산업 컨셉(Business & Industrial Concepts)*
컨셉 가구(Concepts Furniture)*
컨셉 자동차(Concept Vehicles)*
소비자제품 컨셉(Consumer Product Concepts)*
디자인전략 및 경영(Design Strategy & Management)*
디지털미디어 컨셉(Digital Media Concepts)* 신설 분야
의료 및 과학 컨셉(Medical & Scientific Concepts)*
연구(Research)**
* 최근 생산 일정이 잡혀있는 디자인은 ‘컨셉’ 부문에 출품할 수 없음.
**연구 부문 출품작은 별도의 출품원서를 작성해야 함.

5.디지털미디어와 인터페이스(Digital Media & Interfaces)
그래픽 유저 인터페이스
(Graphic User interfaces: PC 포맷의 CD 필히 제출)
소프트웨어, 웹과 멀티미디어 디자인
(Software, Web & Multimedia Design: 웹사이트 주소 필히 제출

6. 환경(Environments)
회사 및 공공 실내 및 공간(Corporate & Public Interiors & Spaces)
환경 그래픽스 및 사인 시스템(Environmental Graphics & Sign System)
박물관 전시 및 세트 디자인(Museum Exhibits & Set Designs)
쇼룸과 리테일 머천다이징(Showrooms & Retail Merchandising)
트레이드 쇼 전시(Trade Show Exhibits)

7. 가구(Furniture)
상업용 가구(Contract Furniture)
픽스츄어스(Fixtures)
조명(Lighting)
가정용 가구(Residential Furniture)

8. 의료 및 과학제품(Medical & Scientific Products)
진단 및 진찰제품(Clinical & Diagnostic Products)
홈-케어 및 셀프-케어제품(Home-Care & Self-Care Products)
과학기기(Scientific Instruments)
수술 및 치료제품(Surgical & Therapeutic Products)

9. 포장과 그래픽스(Packaging & Graphics)
패키징 그래픽스(Packaging Graphics)
패키징 구조(Packaging Structures)

10. 학생 디자인(Students Designs)
학부생(Undergraduate Designs)
대학원생(Graduate Designs)

11. 운송기기(Transportation)
자동차(Automobiles)
모터사이클(Motorcycles)
부품(Parts)
레저용 차량(Recreational Vehicles)
운송기기 인테리어(Transportation Interiors)
트럭 및 상업용 운송기기(Truck & Commercial Transportation)

어떻게 수상자가 선정되나?
1. 심사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철저히 무기명으로 심사가 이루어지도록, 출품 키트(entry kit)의 어느 곳에도 디자이너나 디자인 전문회사의 이름을 표기하는 것을 엄금하고 있다. 만일 이 원칙을 어겼을 때는 즉시 출품 자격을 상실하게 된다. 제조회사나 고객의 이름은 나타내도 무방하다.

2. 심사위원
금년도 심사위원으로 위촉된 사람이나 직계가족, 소속회사는 출품할 수 없다. 심사는 3박 4일 동안 이루어지며, 그 기간 동안 모든 출품 키트에 표기된 정보를 읽고, 고찰하고, 점수를 매겨야 한다. 금년에는 심사위원장 1인을 포함하여 모두 16명이 심사위원으로 위촉, 외국인으로는 필자가 유일하게 초빙되었다. 심사위원의 명단과 주요 경력은 다음과 같다.

3. 위원장
챨스 존스 Charles Jones
보스턴에 있는 월풀의 세계 소비자 디자인(Global Consumer Design)담당 부사장.

4. 위원(알파벳 순)
잭 베둔 Jack Beduhn
NCR사 인간공학 및 디자인(Human factors engineering & Design) 중역.

커라 블랙맨 Curla J. Blackman
오하이오에 있는 디자인 인터페이스(Design interface)사의 창립자이자 대표.

정경원 Kyung-won Chung
한국디자인진흥원 원장(President & CEO)/한국과학기술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

로리 달버그 Lori Dahlberg
장난감산업 부문의 전략적 라인 및 디자인 프로세스 자동화 전문가.

앤디 디아즈 호프 Andy Diaz Hope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모토개발그룹(Moto Development Group)의 인터랙티브 환경담당 중역.
닐스 디프리엔트 Niels Diffrient
디자인과 인간공학 전문가로 3질의 휴먼 스케일(Human Scale) 콘펜디움을 발간했으며, 현재 코네티컷에서 디자인전문 컨설팅 운영.

톰 게일 Tom Gale
크라이슬러사에서 제품디자인과 개발담당 부사장 역임.

벳시 구드리치 Betsy Goodrich
케임브리지에 있는 만타 제품개발(MANTA Product Development)의 대표.

존 허리츠 John Heritz
다임러 클라이슬러사의 디자인 및 특별 프로젝트담당 부사장 역임.

맥 헤트필드 Meg Hetfield
메사츄세츠에 있는 상업용 조명기기회사인 라이토리어(Lightolier) 디자이너.

파스칼 멜라시그네 Pascal Malassigne
밀워키 미술ㆍ디자인대학 산업디자인 교수.

프랭크 누오보 Frank Nouvo
노키아 디자인(Nokia Design)사의 부사장 겸 수석 디자이너.

라비 사우니 Ravi Sawhney
캘리포니아에 있는 RKS사의 대표이사이며 아트센터에서 강의.

루이스 피에레 Louis St. Pierre
워싱턴 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공동학과장.

스티브 윌콕스 Stephen Wilcox
필라델피아에 있는 디자인사이언스(Design Science)사의 창업자이자 대표.

6. 출품자격
“모든 출품작은 2000년 2월 14일부터 2002년 2월 11일 사이에 출하, 유통되는 것으로 한정한다.”
여기서 ‘유통’의 의미는 디자인이 최종적인 형태로 대량생산되어 상점, 카탈로그, 다이렉트 세일 등을 통해 판매됨을 의미한다.
디자인탐사나 학생 부문에 출품하려면 위의 기간 내에 학교나 고객에게 제출되어 평가를 받은 것이어야만 하고, 환경 부문의 출품작은 위의 기간동안에 대중에게 선보인 것으로 한정한다.
생산제품 부문의 출품작들 중 위와 같은 유통 조건에 어긋나는 것은 자격을 상실하게 된다.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더라도 뒤에 유통되지 않은 사실이 밝혀지면 무효 처리된다.

“아래 조건에 부합되면 세계 어느 지역의 디자인이라도 출품 자격을 갖는다.”

디자인에 관한 기본권을 가진 디자이너가 미국시민이거나 영주권을 갖고 있을 경우에는 그 디자인이 세계의 어느 지역에서 생산ㆍ유통되었던 간에 출품자격이 있다. 외국인이나 외국 기업/클라이언트에 의해 디자인된 것이라 할지라도 위의 기간 중에 북아메리카에서 유통된 것은 출품할 수 있다. 학생 부문은 북아메리카에 있는 학교 재학 중에 완성된 것으로 한정한다.
디자인 탐사(컨셉) 부문은 미국 시민이나 영주권자가 디자인한 것이 아닐지라도 북아메리카 시장을 염두에 둔 것이어야만 한다. 생산 스케줄이 잡혀있는 출품작은 컨셉 부문에 제출될 수 없다.

7. 심사기준
심사위원들은 다음의 기준에 따라 모든 출품작을 심사하고 평가해야 한다.

디자인혁신
사용자를 위한 혜택
고객을 위한 혜택
환경적으로 책임감 있는 재료와 프로세스의 활용
적절한 심미성

모든 심사위원들은 위의 기준을 점수로 환산할 수 있는 채점표를 사용하되, 주요 착안점을 메모하여 뒤에 열리는 심사위원회에서 토론시 활용하도록 한다.

8. 심사절차
IDEA 심사위원은 두 명이 한 팀을 이루어 작업하되, 모든 출품작을 두 명의 심사위원이 각각 주심과 부심으로 교차 평가하도록 하여 공정성과 객관성이 유지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각 팀의 심사위원들은 자신의 전문성에 따라 한 개 또는 두 개 분야의 주심으로 위촉된다.
주심은 자기에게 배정된 분야의 심사를 마친 다음, 부심인 팀 메이트에게 자신이 심사한 것을 넘겨 재검하도록 한다. 또한 메이트가 주심으로 심사를 마친 분야의 부심으로 재검한다. 각 팀의 멤버들은 주심으로 70~80여 개, 부심으로 비슷한 양의 출품작을 심사한다.

심사위원회는 모든 심사위원들이 모든 출품작 슬라이드를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기 위한 오리엔테이션으로부터 시작된다.
이 단계에서 심사 프로세스, 다음 단계, 질의 응답, 토론 등이 이루어진다.
심사위원은 첫 하루와 반나절을 자신에게 맡겨진 출품작을 읽고 소정의 양식을 활용하여 채점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심사위원은 다른 전문가의 의견을 충분히 청취하여 특정 출품작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팀 메이트와 토의할 수 있다.
출품작이 담긴 키트는 10점 이내의 사진과 다이아그램 및 IDEA 기준부합 여부를 질의 응답 형식으로 정리한 두 장의 에세이를 포함한다. 또한 비디오나 DVD와 함께 한 장의 개요를 첨부할 수 있다. 그러나 포장 그래픽스와 뉴미디어 분야 외에는 제품 샘플을 포함시켜서는 안 된다.
만일 심사위원이 출품작에서 디자이너나 디자인 전문회사의 이름을 발견하면 이를 즉시 주최측에 통보하여 기회박탈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다만 디자이너의 이름을 딴 제품(가구 산업에서 흔히 있는 것처럼)이나 디자인 오피스의 환경을 다룬 경우에는 이름 자체를 출품작의 일부로 간주하여 예외로 한다. 그러나 사진이나 문서의 뒷면에 이름이 쓰여져 있을 때는 출품자격을 상실하게 된다.

9. 수상작 선정과정
심사위원들은 일차 평가가 끝난 채점표를 주최측에 제출한다. IDSA 직원은 심사위원들이 제출한 채점표의 점수를 집계한 다음,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것들을 심사 팀에 되돌려주어 다시 정밀하게 검토할 수 있는 기회를 갖도록 한다.
심사 팀에서는 심사위원회에 수상 후보로 추천할 우수작들을 선정하고, 프리젠테이션을 준비한다. 이 과정에서 필요하면 다른 팀 멤버들의 객관적인 의견을 청취할 수 있다.

심사위원회는 둘째 날 반나절과 셋째 날 하루 동안 각각 8명으로 이루어진 두 개의 소위원회를 열어 각 팀에서 우수작으로 선정한 제품에 대한 토론을 진행한다.
팀별로 두 명의 심사위원들은 자신들이 추천한 수상후보들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고 수상 수준을 제시한다. 다른 심사위원은 질문을 하거나 보충 설명을 요청할 수 있으며 때로는 출품물에 관한 비디오/DVD를 시청할 수 있다.
때로는 팀 멤버들이 동상으로 추천한 것이 금상이나 은상으로 결정되기도 하고, 그와 반대로 되는 경우도 있다.

심사위원회는 어떤 부문에도 금상을 줄 수 있다. 출품물이 20여 점이 넘는 부문에서는 반드시 금상을 선정해야 한다. 심사위원들이 만장일치로 의견 일치를 보이면 한 부문에서 두 개의 금상을 줄 수 있다. 은상과 동상은 숫자제한 없이 줄 수 있으며 IDSA는 이 모든 과정을 감시할 수 있는 권한을 갖는다.

10. 2002년 심사일정
3. 20(수) 전체 출품작 슬라이드 쇼 심사 오리엔테이션
3. 21(목) 조별 미팅(2인 1조) 및 출품작 검토 선정 후보작 결정
3. 22(금) 최종 선정작 결정(8인 1조, 총 2개조로 나뉘어 최종 심사)

3. 23(토)
최종 선정 완료 최종 수상작 프레젠테이션

11. 심사결과
금년에는 총 1,265점의 출품작 중, 174점의 새로운 디자인이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선정작품의 수상 등급은 금상이 41점, 은상이 60점, 동상이 73점이다. 공모전의 인지도가 높아짐에 따라 해외 참가 비율도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데, 올해는 총 16개국에서 171점이 접수되었고 이중 34점이 수상하였다.
수상국은 한국, 네덜란드, 대만, 독일, 덴마크, 말레이시아, 북아일랜드, 스위스, 아일랜드, 영국, 이탈리아, 일본, 캐나다, 터키, 프랑스, 홍콩 등이다.
올해 출품작들의 두드러진 특징은 순수한 기하학적 형태와 단순 명료한 기능성으로 요약할 수 있다.
1990년대에 유행하던 유선형의 소프트한 디자인이나 누드형 제품 경향이 퇴조하고 날카로운 끝선과 타이트한 모서리, 직선 등으로 대표되는 이른바 신 모더니즘이 강세를 이루었다.
심사는 제품의 외관과 기능성을 평가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측면을 검토하였고 대부분의 수상작품들은 새로운 디자인과 기능성, 명확한 타겟 설정 등에 있어서 탁월함을 보여준 제품들이다.

대부분의 수상작의 경우 9.11 테러사건 이후 조성된 차분하고 안전을 중시하는 사회 분위기를 반영한 듯, 보다 남성적인 디자인과 어두운 색채가 주조를 이루었고 군용 제품들도 다수 눈에 띄었다.
이와 함께 베엠베사(BMW)가 디자인한 스케이드보드와 같이 스트레스에 지친 일상에 활력을 줄 수 있는 소비제품들이 눈길을 끌었다. 또한 애플(Apple)사의 iPod MP3 플레이어 등의 최첨단 소비제품들도 이번 공모전에서 두각을 나타낸 수상 분야로 꼽을 수 있다.
올해 공모전에서 애플사는 4개 분야에서 금상을 수상함으로써 최다 금상 수상업체가 되었다. 그 중에는 금년 초에 출시되어 세계적인 화제가 되었던 iMac-II가 포함되었다. 이어 금상 2개를 받은 옥소(OXO International)사가 2위 금상 수상 회사로 기록되었다.

금년에는 특히 우리 기업들이 다수의 수상작을 내었다.
삼성전자와 LG 전자가 ‘디자인탐사’(컨셉) 부문에서 나란히 금상을 수상하는 등 금상2, 은상3, 동상1 모두 6점의 수상성적을 올렸다.
특히 삼성전자가 출품한 TFT LCD 모니터와 휴대용 DVD 플레이어가 은상을 수상하여 컨셉 부문에 치중되었던 예년과는 달리 컨셉 제품과 양산 제품의 균형을 이루었다. 올해에만 모두 5개의 수상작품을 배출하면서 삼성전자는 98년부터 5년 간 17개 출품작이 수상하는 기록을 세워, 애플과 공동으로 역대 최다 수상회사로 부상했다.
이는 곧 우리 기업의 디자인 수준이 세계적으로 도약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12. 주요 시사점
모든 공모전의 수준은 심사의 질에 의해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심사에서 느낀 점은 전문성 위주로 선정된 심사위원들이 책임을 지고 심사에 임한다는 것이었다. 다소라도 불확실한 사항이 있으면 누구에게 물어서라도 확신이 설 때까지 노력하는 모습들이 인상 깊었다.
진솔한 대화, 날카로운 지적과 토론을 거쳐 합의에 이르는 과정은 모두가 승복할 수 있는 결론으로 이어졌다. 모두 16명의 심사위원 중 유일한 외국인으로 심사에 참가한 필자로서는 국제 무대에서 우리 기업들이 커다란 성과를 거둔 데 대해 남다른 자부심과 보람을 느꼈다.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인 미국에서 호평을 받았다는 사실은 우리나라 디자인의 국제적 위상이 한 단계 높아졌음을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 심사에 참가하면서 느낀 점은 다음과 같이 정리될 수 있다.

첫째, 우리 기업의 양산 제품들이 다수 수상했다는 것이 돋보인다. 예년에는 수상작들이 주로 컨셉 부문에만 치우치는 경향이 있었던 데 비하면 커다란 진보라고 할 수 있다.
국내 대기업이 큰 성과를 거둔 반면, 다수의 국내 중소기업들은 의욕을 가지고 출품을 하였지만 아쉽게도 수상하지 못하였다.
이는 미국 시장의 특성과 소비자의 감성에 대한 철저한 분석이 부족했기 때문이며, 지금부터라도 국제적인 흐름을 따라잡기 위해 더욱 분발해야 할 것이다.

둘째, 우리나라 기업의 출품 영역은 주로 컨셉이나 가전제품 분야에 몰리는 경향을 보였다. 앞으로 우리나라 기업들은 교통수단이나, 의료기기, 레저 등 다양한 분야로 수출을 다변화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 우수디자인상품선정(GD)에서도 초창기에는 가전제품 분야에 집중되었다가 디자인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면서 점차 다양한 분야로 확산된 경험을 가지고 있다.
특히 미국에 많은 모델을 수출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자동차 회사들도 출품하여 큰 성과를 얻을 수 있게 될 것을 기대한다.

셋째, 공모전에 출품할 때는 응모 요강을 철저히 분석하여 많은 노력과 비용을 낭비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번 IDEA 심사에서도 요강을 지키지 않아 자격이 박탈되는 사례가 다수 발생했다.
미국에서 출시되지 않은 제품은 출품자격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 조항을 모른 채 미국시장에 아직 출하되지 않은 제품을 출품한 국내 업체가 있어 해당 분야의 심사위원이 문의를 해왔다. 워낙 디자인이 출중하여 수상후보가 될 만한 것이기에 필자에게 도움을 청해온 것이다.
이에 필자는 현지 시간으로 한밤중까지 기다려 해당 기업에 국제전화를 걸어 진위를 확인하였으나 안타깝게도 자격 상실로 탈락하게 되는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뿐 아니라, 국내 디자인전공 학생들의 출품물은 대다수가 출품자격이 안되어 탈락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는 학생의 경우에는 반드시 북미지역 소재 학교에서 재학 중에 만든 작품에게만 출품자격이 주어진다는 요강을 사전에 충분히 숙지하지 못한 때문이다.

넷째, IDEA의 심사는 출품자가 제출한 자료에 의해 진행되므로, 출품 원서를 비롯하여 설명서와 사진 등의 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심사위원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제품의 특성을 일목요연하게 기술하고, 좋은 사진을 부착해야 한다. 보다 더 상세한 설명이 필요하면 비디오를 첨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시장 분석이나 고객 분석 등에 대한 설명에서 제품의 본질과는 관련이 적은 상투적이며 불필요한 설명을 추가하여 큰 피해를 보는 것을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 또한 광고처럼 보이는 설명이나 현란한 화면 처리는 오히려 도움이 되지 않는다.
수상을 하려면 프레젠테이션의 질에 대해서도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만 한다.

결론: 새로운 디자인 파워하우스
최근 국내외에서 우리 국운이 대(大)상승 하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는 일들이 자주 일어나고 있다. 온 국민의 열화와 같은 성원에 힘입어 월드컵 4강 진입이 이루어져 국가의 이미지가 한 차원 더 업그레이드되고 있다는 보도를 자주 접하게 된다.
비즈니스위크는 6월 10일자에서 이러한 변화를 ‘멋진 한국(Cool Korea)’이라는 제목 하에 자세히 소개하였다. IMF 경제 위기를 구조조정으로 재빠르게 극복하고 풍요로운 사회를 향하여 치닫고 있는 한국은 아시아의 다른 나라들이 본받아야 할 모델 케이스가 될 만큼 “한국은 멋지다(Korea is cool).”는 것이다.
TFT LCD, DVD플레니어, MP3, 휴대폰, 반도체 칩과 같은 최첨단 제품 부문에서 세계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영화, 음반, 애니메이션 등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고 극찬하였다.

이 같은 분위기와 맞물려 우리 디자인 산업에 대한 인식이나 평가도 새로워지고 있다. 지난 5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해외 바이어들을 대상으로 한국 제품의 구입 동기를 조사하였더니 응답자의 20%가 우수한 디자인을 꼽았다. 이는 곧 우리 상품이 디자인에서도 경쟁력을 갖추어가고 있음을 나타내주는 것이다.
한동안 한국 제품하면 싼 맛에 저소득층이 마지못해 선택하는 것으로만 치부되었지만, 이제는 첨단 디지털 기술과 우수한 디자인으로 무장한 고급품으로 빠르게 변신하고 있다.
우리 기업들의 디자인 경영에 대한 인식과 투자가 획기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IDEA와 같이 세계적으로 유수한 디자인공모전에서 큰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이는 그동안 우리 디자인계가 ‘디자인 한국’ 건설을 목표로 부단히 쌓아온 노력의 결과물로서 우리나라의 무한한 성장 가능성을 나타내주는 지표이다.
올해 IDEA상을 특집으로 다룬 7월 8일자 비즈니스위크에서 수석편집장인 부르스 누스바움(Bruce Nussbaum)은 한국이 ‘세계의 디자인 파워하우스(Design Powerhouse)’가 되었다고 선언하였다.
이제 월드컵 4강과 함께 우리 디자인의 세계 4강을 자랑하게 될 때가 멀지 않았다.

 


한국디자인진흥원
정경원원장

 


디자인컨셉 부문에서 금상을 수상한 삼성전자의 가정용 건강관리기구.
‘Family Doctor’
가정의 기본적인 건강체크 장치로 가족 개개인의 건강을 관리해주고 의사와 연결하여 지시에 따라 온라인 진료를 할 수 있게 도와 주는 기기.

 


사성전자가 출품한
TFT LCD모니터

 


삼성전자가 출품한
휴대용DVD 플레이어

 


삼성전자가 출품한
Smart Cooker

 


LG전자의 미래 주거환경 프로젝트.
Good Morning and Good Eve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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