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디자이너

나도 디자이너

좋은 발명품은 책상 앞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생활 속에서 느끼는 간단한 아이디어에서 출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생각만 하고 지나치는 것이 아니라 기록을 하고, 또 그것을 토대로 아이디어를 전개해나가다 보면 정말 멋진 발명가나 디자이너가 될지도 모릅니다. 이번호부터 시작하는 '나도 디자이너'는 독자 여러분들이 만들어가는 페이지입니다.
생활 속에서 발견한 아이디어를 그림이나 사진과 함께 보내주시면 새롭게 구성하여 싣도록 하겠습니다.

01_ 편안한 독서 유혹! 리모콘으로 책장을 넘긴다!
초등학교 교사인 김용연(26세) 씨는 넘치는 상상력으로 꽉 채워진 사람이다.
최근 로모카메라를 구입하면서 반 아이들의 모습을 담아 앨범을 만들어나가는 즐거움에 푹 빠진 그는 하루 일과를 마치고 12시 경에 잠자리에 들어서는 이런저런 책을 뒤적이며 다음날 아이들에게 해줄 이야기를 구상한다.
짧은 시간인데도 엎드린 자세로 책을 보고 나면 팔과 어깨가 뻐근해지는 터라 아예 공중에 책을 매달아 놓고 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종종 하게 되었다.
공간도 특별히 차지하지 않고, 책장은 리모콘으로 넘기기 때문에 한 번 자세를 잡으면 책에 깊이 몰두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움직임이 필요없는 이 독서대는 어떤 사람에게는 수면제가 될 수도 있지만, 밤늦은 독서를 즐기는 김용연 씨에게는 더할나위 없는 필수품이다.

02_ 한 번에 싸악 벗겨줄게, 랩 벗기는 칼
회사에서나 집에서나 무언가 새로운 일을 기획하고 이벤트를 즐기는 권혁빈(웹기획자, 31세) 씨의 새로운 즐거움은 얼마 전 두 돌을 맞은 딸과 함께 저녁마다 자전거로 온 동네를 누비는 것이다.
누구보다 가정을 소중하게 여기고 있지만 주중에는 야근이 잦기 때문에 일요일이면 부담없는 특별요리를 즐긴다. 직접 요리를 만들기도 하고, 그럴 여유가 없으면 중국집에 주문을 하는 것도 휴일만큼은 꼭 그의 몫이 되었다.
그러나 중국집에서 배달되어온 뜨거운 그릇에 이중삼중으로 싸 놓은 랩을 벗기기는 쉽지 않은 일. 불편함을 감수하고 랩을 벗기는 일에 짜증을 내던 그는 이것을 해결할 멋진 방안을 찾았다.
남편이 만든 랩 벗기는 칼. 요리만큼이나 근사한 선물이 아닌가?

03_ 벌컥벌컥 원샷 음료컵
김민정(27세, 임상심리사) 씨는 '놀 때는 화끈하게, 일할 때는 열심히'가 그의 좌우명이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열정적인 스타일이다.
임상심리사가 되기 전에도 친구들의 크고 작은 고민을 상담해주는 역할을 톡톡히 해낸 그에게 이 직업은 천직처럼 보인다. 평소에 말을 많이 해야 하는 직업 탓인지 그는 유독 차가운 음료를 즐기는 편이다.
특히 얼음을 넣은 음료를 마실 때 음료수보다 먼저 입에 닿는 얼음이 불편하다던 어느날, 그녀는 컵의 중간쯤 홈이 있는 쉐이크컵을 보고 얼음을 받쳐주는 망사를 끼워서 얼음을 걸러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찬물도 천천히 마셨던 선인들의 지혜와는 정 반대이지만 그녀의 컵은 더운 여름을 보내는 열정파들에게는 꽤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아이템이다.

04_ 마우스가 지압을 해준다?
편집 디자이너인 권경은(33세)씨는 최근 디지털대학에 입학한 뒤, 일과 공부를 동시에 병행하느라 하루 12시간 이상을 컴퓨터 앞에서 작업을 하게 된다.
이렇게 컴퓨터와 오래도록 씨름하다보니 마우스를 잡은 손가락이 뻣뻣하게 굳고 저려오는 일이 종종 있다. 그때마다 지압봉을 주물러서 손의 피로를 풀곤 하는데 마우스 자체에 지압하는 도구가 달려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한 것이 이런 아이디어를 내게 된 시초가 되었다.
그가 생각해낸 지압 마우스는 그녀처럼 오래도록 마우스를 두드려야 하는 사람들에게 획기적인 상품이 되지 않을까?

글 일러스트레이션 _ 이승민
 

01_ 편안한 독서 유혹! 리모콘으로 책장을 넘긴다!

02_ 한 번에 싸악 벗겨줄게, 랩 벗기는 칼

03_ 벌컥벌컥 원샷 음료컵


04_ 마우스가 지압을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