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과 일상 Design is Life‘의자’

의자와 이벤트 
“입장료 대신 헌 의자를 가져오세요!”

몇 년 전 베를린 자동차 박람회(AAA Berlin) 때 메르세데스 벤츠 사가 광고한 문구였다.
벌써 오래전 일이지만 벤츠 사는 박람회를 찾는 방문객들에게 집에서 쓰지 않는 헌 의자를 하나씩 가져오면, 박람회장 입장권을 하나씩 나누어 주었다.

돈 아끼는 일이라면 매우 적극적인 독일 사람들이라 창고에 처박아둔 나무 의자, 짝이 남아 도는 접이 의자, 칠이 벗겨져 거실에 두기 어려웠던 의자 등등 여기저기서 푸대접 받던 의자들을 가져왔고, 이 의자들은 벤츠 사 부스 앞에 가득히 쌓였다.

집 구석에서 뒹굴뒹굴 할 때는 보기 싫었지만, 이렇게 서로 다른 모양새의 의자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으니 보잘 것 없는 의자 하나가 이렇게 수많은 형태와 색채, 재료 그리고 아이디어를 담고 있다는 것이 새삼스럽고, 서로 다른 모습이지만 한 가득 모여 있는 의자들이 마치 살아서 나름대로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렇게 모은 의자들은 벤츠 사 부스 실내외에 비치하여 관람석 의자로 사용하였을 뿐만 아니라,
박람회를 찾아온 어린이들에게 의자를 마음대로 개조하게 하고 마지막 날 그 의자들을 경매에 붙였다.

이 이벤트를 통하여 벤츠 사는 행사 기간에 필요한 관람석 의자 대여 비용을 줄일 수 있었고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좋은 광고 효과를 얻기도 하였다.

사진 제공_ NRW 디자인센터
 

베를린 자동차 박람회(AAA Berl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