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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가요계는 ‘컴필레이션 compilation 앨범’ 세상이다. 컴필레이션이란 여러 곡들을 제작자의 입장에서 편집,
수록한 모음집 앨범을 말한다.
이미연을 앞세운 [연가]가 화제를 불러모으더니 [애수]와 [러브]로
바람이 이어지고 있다. 보통 30만 장이면 성공으로 여겨지던 컴필레이션 앨범의 한계를 뛰어넘어 가요계의 흥행 보증수표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이들 앨범은 [연가]의 이미연을 비롯하여 [고백]의 황수정, [애수]의 이영애, [러브]의
김석훈장진영등 음악과는 무관한 연예인을 기용한 스타마케팅 전략을 앞세운 데다 CD 1장 값으로 4장을 구입할 수 있는
‘4 for 1’ 전략으로 소비자들에게 어필했다는 분석이다.
연가는 4장, 애수는 6장, 러브는 5장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가격은 2만 원을 넘지 않는다. 그 결과 이들 앨범의 판매량을 살펴보면 지난 1월 출시된 [연가]는
500만 장을, 그 후에 출시된 [애수]도 가뿐히 150만 장을 돌파했으며, [러브] 역시 5월
발매되자마자 5만 세트가 팔려나갔다는 보도를 접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컴필레이션 앨범의 성과가 정작 정규 앨범들의
판매 급감으로까지 이어져 음반시장이 흔들리고 있다는 비판을 면치 못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대형 도매상에서는 최근 음반 기획사와 제작사에 음반 유통 안정을 위해 1장을 초과하는 모든 편집앨범의
유통을 중지해달라는 공문을 보냈고, 음악 관계자들 역시 ‘유통질서 확립’ 차원 뿐 아니라 ‘창작풍토 조성’을 위해서도
컴필레이션 음반은 근절돼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하기도 했다.
가요계의 이 같은 현상에 대해 대중음악 평론가 강 헌 씨는 한 음악잡지에서 “서기 2001년, 한국의 음반시장은 끝도
없는 편집 앨범 퍼레이드와 리메이크 앨범 열풍으로 독창적인 예술가 정신과 앨범이라는 종합적 음악 역량은 날마다 화형대로
끌려가는 중이다.”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이러한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수요가 있으니 공급은 계속 증가할 수밖에 없다.
물론 무조건 ‘좋다 나쁘다’라고 획일적으로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편집자가 어떤 가치관과 철학으로 음반을 기획했으며,
제작과정에 있어서 어느 정도 완성도를 끌어냈느냐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창작에 대한 열의와 시도, 진지하고 참신한 기획보다는 오로지 박리다매에 의한 이윤추구와 확실한 결과를 겨냥한 안정적
답습의 느낌만이 역력할 뿐이다.
스타의 지명도를 통한 배우들의 예쁜 모습과 분위기를 전달하는 그 이상의 노력이 보이지
않아서인지 앨범에 담긴 주옥 같은 곡들은 자신의 자리를 잃고 표지를 장식한 배우의 들러리로 전락한 느낌이다.
물론
디자인에 있어서도 창작의 숨결은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해외 유명 뮤지션의 앨범 중에는 그 디자인에서 음악이 전달하려는
메시지나 분위기, 뮤지션의 철학과 스타일을 반영하고 있어 음반커버의 디자인이 그 곡에 대한 인상으로 강하게 남는 경우가
많다.
음악적 상상력을 시각화하는 음반 작업 또한 이렇게 획일적으로 이루어진다면 음반시장 전체의 균형을 위해서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현상이다.
1. 2_ [LOVE], 동아뮤직, 동아기획. 사진_ 조세현, 디자인_ 명진아트
사랑을 타이틀로 한 앨범답게 사랑의 주체인 남녀를 내세웠다. 사진이 앨범의 제목을 형상화하는 데는 성공한 듯하지만
클로우즈업된 얼굴이 비주얼의 전부다.
사진의 톤과 배경톤을 맞춘 가사 프린트물 등이 심플하다.
3_ [여인의 향기], TPA entertainment , Dream Beat. 사진_ 조세현, 디자인_
이동춘
거의 본격적인 고소영 사진집이다. 그야말로 예쁜 그녀의 모습에 어떤 곡이 담겨있는지 그다지 중요할 것 같지 않다.
고소영 사진을 이용한 달력이 케이스에 담겨 있다.
4. 6_ [애수], 락 레코드사, 이가 기획. 사진_ 한규종
최근의 컴필레이션 앨범 중 사진 외의 디자인 작업이 많이 담긴 앨범으로 아기자기한 구성이 돋보인다.
5_ [연가], 도레미 레코드사, GM기획. 사진_ 조세현
여배우의 사진 이미지를 적절히 활용하기 위한 다양한 트리밍 기법이 돋보인다.
사진으로 모든 것을 말할 수도 있지만 앨범 디자인의 다양한 발전을 위해서는 기획자와 사진가,
디자이너가 머리를 맞대고 새로운 이미지를 창조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7_ [천사의 요람], 예당음향, DMK 엔터테인먼트
예당음향에서 출시한 [플래티넘 베이비2] (천사의 미소-엄마랑 아가랑 함께 하는 클래식)은 마치 여신처럼
차려 입은 황신혜와 천사 같은 분위기의 딸이 모델이다.
글 _ 김상화 객원기자(ivorysh@lycos.co.kr)
사진 _ 손승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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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LOVE], 동아뮤직, 동아기획. 사진_ 조세현, 디자인_ 명진아트
2_ [LOVE], 동아뮤직, 동아기획. 사진_ 조세현, 디자인_ 명진아트
3_ [여인의 향기], TPA entertainment , Dream Beat. 사진_ 조세현, 디자인_ 이동춘
4. [애수], 락 레코드사, 이가 기획. 사진_ 한규종
5_ [연가], 도레미 레코드사, GM기획. 사진_ 조세현
6_ [애수], 락 레코드사, 이가 기획. 사진_ 한규종
7_ [천사의 요람], 예당음향, DMK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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