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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의 스피드 _ 기네스

‘세상에서 무엇이 제일 빠른가’하는 것은 어린 시절 최대의 관심거리였다. 치타와 표범, 가젤 영양을 비롯한 6대륙의 모든 동물들이 한 트랙에서 달리는 그림을 열심히 베끼던 아이는 조금 큰 뒤에는 벤 존슨과 칼 루이스 중 누가 더 빠른지를 놓고 친구와 다투다가, 좀 더 자라면 전투기와 오토바이, 그리고 스포츠카에 열광한다.
그러나 이제는 그를 둘러싸고 있는 세상의 시계까지도 점점 더 빨리 돌아가기 시작한다. 버거킹에서는 고객이 들어온 지 3분 이내에 음식을 제공하며, 햄버거는 만든 지 10분 이내에 팔아야 한다.
컴퓨터가 등장하면서부터 세계는 본격적으로 스피드의 시대로 접어들었다. 컴퓨터 마이크로 프로세서의 속도는 이제 무어의 법칙(컴퓨터의 성능은 18개월 마다 2배로 증가한다는 법칙)을 추월하여 기가헤르츠(GHz) 시대로 접어들었으며 인터넷의 등장은 전세계를 동시 생활권으로 묶었다.
오늘날 스피드에 대한 집착은 단순히 빠른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그것은 측정과 환산이 가능한 것일수록 가치를 지니게 되는 것이기도 하고, 시간이 점점 더 완벽하게 통제되며, 경쟁이 보다 치열해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자연과 의학

단거리에서 가장 빠른 육상 포유동물은 치타로, 최고 속도 시속 100km까지 달릴 수 있다. 북미 서식의 가지뿔 영양은 장거리를 가장 빨리 달리는 육상 포유동물이다. 이 영양은 시속 56km의 속도로 6km를 달릴 수 있다. 해양 포유동물 중 가장 빠른 것은 범고래이다. 1958년 동태평양에서 범고래가 시속 55km의 속도로 헤엄치는 것이 발견되었다.
가장 빨리 나는 곤충은 오스트레일리아 잠자리로, 최고 시속 58km를 낸다고 한다.
가장 빨랐던 공룡은 백악기 후반에 캐나다에서 서식했던 드로미세이오미무스(에뮤를 닮은 도마뱀)이다. 최고 속도가 시속 65km로, 타조만큼 달릴 수 있었을 것이다.
거북이 중에서 가장 빠른 기록은 1977년 영국 거북이 선수권 대회에서 찰리가 작성한 기록으로, 5.48m를 43.7초 만에 달렸다. 거북이가 물 속에서 세운 가장 빠른 기록은 시속 35km로 태평양 가죽등거북이 세운 것이다.
달팽이들 중 가장 빠른 것은 일반정원 달팽이이다. 육식성 달팽이는 먹이를 구하기 위해 일반 달팽이보다 더 빨리 움직이는데 3분에 61cm정도 움직인다.
가장 빨리 세포분열을 하는 원생동물은 글라우코마이다. 이것은 3시간마다 이분열의 세포분열을 일으켜 하루에 7대까지 자손을 번식시키며, 510대가 동시에 생존할 수 있다.
가장 짧은 수명의 동물은 하루살이 성충이다. 그 유충은 호수나 강바닥에서 2-3년간을 보내지만 날개가 있는 성충이 되면 겨우 1시간 정도 살아남는다.
설치류 중에서 가장 번식이 빠른 것은 영국 밭쥐이다. 이 암컷은 생후 25일만에 출산을 시작해서 1회에 6-8마리씩 매년 17번을 낳는다.
가장 빨리 자라는 식물은 대나무이다. 이 중 몇몇 종은 하루에 최고 91cm, 시속 3cm의 속도로 자란다.
가장 급속도로 퍼진 질병은 에이즈이다. 1998년 12월 유엔 AIDS 보고서에 따르면, 그 해 580만 명이 HIV에 감염되었다고 한다. 1997년 이후 이 바이러스를 지닌 사람들의 수는 10% 증가했는데 전 세계적으로 총 3,340만 명에 달한다.
가장 빨리 나온 아이는 1987년 캐나다 온타리오에서 출생한 제임스 길이다. 그는 예정일보다 128일이나 빨리 태어났다. 태어날 당시의 체중은 624g이었다.
가장 빨리 치아가 난 기록은 6개월 일찍 조산한 아이가 세웠다. 이 아이가 태어날 당시 가지고 있던 8개의 치아 중 4개는 어금니였다.
인간 신경계에 가해진 자극은 최고 360km/h의 속도로 전달된다.
신체를 절단하는 데 가장 빠른 시간이 걸린 것은 마취 수술 이전 시대에 나폴레옹의 주치의인 도미니크 래리가 13-15초만에 다리를 절단한 것이다.
재채기 중 최고기록은 시속 167km이다.

이색 경주와 이색 경기들

해마다 뉴욕에서는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의 1,597계단을 오르는 수직 마라톤 대회가 열린다. 2000년 2월 23일 호주의 폴 크레익은 9분 53초로 우승했다.
나무 빨리 타기의 일인자는 미국의 가이 저먼이다. 그는 1989년 높이 30.5m인 나무 꼭대기까지 올라가는 데 53.35초 걸렸다.
세계에서 매듭을 가장 빨리 매는 사람은 미국 오레곤 주의 클린턴 베일리 경이다. 그는 1977년 4월 로프를 이용한 보이스카웃 매듭법 6가지를 8.1초 안에 끝냈다.
창문 빨리 닦기의 일인자는 영국 엑세스의 테리 버로우즈이다. 그는 1999년 7월 30cm짜리 고무 롤러를 가지고 가로, 세로 각 114.3cm인 사무실 유리창 3장을 11.34초에 닦았다.
1957년 스코틀랜드의 왕실에서 열린 쇼에서 뉴질랜드의 고드프리 보웬은 암컷 체비엇 양털을 46초만에 깎았다.
우표에 침을 발라 봉투에 가장 빨리 붙인 사람은 영국의 존 켄뮈어이다. 그는 1990년 BBC의 ‘기록을 깨는 사람들’이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해서 4분 동안 393장의 우표에 침을 발라 봉투에 붙였다.
1978년 호주 시드니의 웬디 월은 혼자서 28.2초 만에 침대를 만들었다.
1971년 헤롤드 위콤과 제럴드 하딩은 영국 트로브리지에서 1,050다스의 계란을 7시간 15분만에 휘저었다. 두 사람은 맹인이다.
뜨개질을 가장 빨리 하는 사람은 미국 콜로라도의 바버라 진 손택이다. 그녀는 1981년 30분 만에 4,412땀을 코바늘로 뜨개질했다. 분당 147땀인 셈이다.
1998년 6월, 영국 켄트 주의 데니 로는 1시간 동안 전기 면도기로 1,994명을 면도해 주었다. 이 때 한 사람당 평균 면도시간은 1.4초이며 불과 4번의 상처를 냈을 뿐이다.
베트남 난민이었던 민 따이는 1982년도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루빅 큐브(정육면체 색깔 퍼즐) 맞추기 대회에서 22.95초의 기록으로 우승했다.
1995년 핀란드 펠코세니에미에서 열린 모기 죽이기 대회에서 헨리 펠론파는 5분만에 21마리를 죽여 최고기록을 세웠다.
집 한 채를 맨손으로 가장 빨리 부순 사람들은 캐나다의 ‘오로라 가라데 도조’ 회원들이다. 1996년 이들 15명이 방 10개 짜리 집을 부수는 데 3시간 6분 50초가 걸렸다.
탭댄스를 가장 빨리 추는 사람은 제임스 데빈이다. 그는 1998년 5월, 호주 시드니의 엠시엠 레코드 스튜디오에서 탭댄스 음악에 맞추어 1초에 38번의 탭을 밟았다.
영국 켄트 주의 스티브 우드 모어는 1990년 ‘Motor Mouth’라는 BBC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56.1초 동안 595단어를 말했다. 보통 사람들은 1분에 300단어도 또렷하게 말하기 힘들다고 한다. 공직자 중에 가장 연설속도가 빠른 사람은 1961년 한 연설에서 1분에 300단어 이상을 이야기했던 존 F. 케네디였다.
랩을 가장 빨리 부르는 가수는 미국 시카고 출신의 레이블 XD이다. 그는 1992년 일리노이주의 Hair Bear 레코딩 스튜디오에서 54.9초만에 674음절을 소화해 냈다.
가장 빨리 드럼을 연주한 사람은 칼 윌리엄스이다. 그는 400개의 드럼을 20.50초만에 연주하였다.
가장 빨리 마술을 공연한 사람은 엘돈 위그톤, 일명 엘두니 박사로 1991년 2분 동안 225개의 마술을 공연했다.

가장 짧은 시간의 기록

역사상 가장 짧았던 전쟁은 영국과 잔지바르간에 일어났던 전쟁이다. 1896년 8월 27일 아침 9시에 시작된 전쟁은 불과 45분 후인 9시 45분만에 끝났다.
최연소 골퍼인 영국의 매튜 드레퍼는 5살 때 홀인원을 기록했다.
음반으로 나온 가장 짧은 오페라는 사이몬 리스와 피터 레이놀즈의 ‘The Sands of Time’으로, 총 4분 9초이다. 이 곡은 다시 3분 34초로 편곡되어 런던 BBC 텔레비전 센터에서 연주되었다.
가장 짧은 연극은 아일랜드 극작가 사무엘 베케트의 ‘숨결(Breath)’이다. 1969년에 쓰여진 이 작품의 상연시간은 단지 30초에 불과하다고 한다.
가장 짧은 뮤직비디오는 1994년 영국 데스메탈 밴드 브루털 트루스(Brutal Truth)가 발표한 ‘Collateral Damage’이다. 이 뮤직 비디오는 20세기 말 미국의 보수주의적 문화상을 비판하기 위한 것인데, 번쩍이는 섬광과 함께 시작하며 강렬한 폭발장면과 함께 2.18초 만에 끝나버린다.
가장 짧았던 TV 광고는 1993년 방송된 본 마치(Bon March)사의 프랑고 사탕 광고이다. 이 광고는 단지 4프레임만으로 이루어져 있다. 일반적인 광고는 1초에 30프레임 정도가 들어간다고 한다.
가장 짧은 TV 시트콤은 1998년 미국TV랜드 방송국에서 선보인 ‘가벨톤 가족(The Gaveltons)’이다. 이 시트콤에서는 일 회당 60초 만에 모든 상황이 끝난다.
가장 빨리 팔린 앨범은 1963년 케네디 대통령 암살 당일 나온 레코드 ‘존 F. 케네디 추도 앨범’으로 6일만에 400만장 이상이 팔렸다.
가장 빨리 팔린 컴퓨터게임은 1999년 10월 출시된 ‘포켓몬 옐로우’이다. 이 게임은 불과 열흘 만에 백만 개가 팔려나갔다.
1992년 1,000페이지 분량의 ‘윌리엄과 그의 모험’이라는 책은 스크립메이트사에 의해 12시간 18분만에 만들어졌다. 참고로 우리 나라에서 가장 짧은 기간에 집필된 책은 전 국회부의장 홍사덕씨의 ‘지금, 잠이 옵니까?’이다. 그는 1996년 6월 10일부터 14일까지 총 5일간 1,100매 분량의 원고 검필을 완료한 후 6월 15일부터 16일까지 2일만에 2번의 교정작업을 마친 후 출간하였다.
세계에서 최단 시간에 최다 서명을 받은 기록은 1991년 11월 11일부터 12월 23일까지 42일간 한국농협중앙회가 실시한 ‘쌀수입 개방반대 범국민 서명운동’이었다. 전체 한국 인구의 30.5%인 1천 3백 7만 8,935명이 서명했다.

자전거, 오토바이, 자동차, 기차, 비행기, 우주선…

상업용 여객기로서는 1968년 12월 31일에 첫 취항한 Tupolev Tu-44가 마하 2.4(시속 2,587km)까지 속도를 냈다고 보고되었다. 1969년 3월 2일, 콩코드 여객기는 최고 마하 2.2(시속 2,333km)의 속도로 첫 비행을 시작했다.
인간이 지금껏 경험한 최고 속도는 시속 3만 9,897km이다. 이것은 1969년 5월 26일 지구로 귀환 중이던 아폴로 10호 사령선의 승무원들이 세운 기록이다.
일반 승용차로 달성된 최고의 속도는 시속 386.7km이다. 1998년 3월 31일 독일 볼프스 부르크의 폭스바겐 실험장에서 앤드 월러스가 맥라렌 F1으로 세웠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오토바이로 불리는 스즈키 하야부사 GSX1300R은 시속 312km까지 낼 수 있다.
일반 도로에서 실험한 최고의 가속도는 1994년 5월 25일, 영국 베드포드셔주의 밀부룩 실험장에서 그레험 헤이스웨이가 냈다. 그는 포드 RS200 레볼루션을 운전하면서 3.07초만에 시속 96km의 속도에 도달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슈퍼맨 더 이스케이프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롤러코스터이다. 사람들은 이 롤러코스터가 126m 높이에서 시속 160km의 속도로 후진해서 떨어질 때 6.5초 동안 공중에 떠있으면서 무중력의 스릴을 만끽할 수 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승강기는 일본 도쿄에 있는 높이 240m 선샤인 60 빌딩의 고속 승강기이다. 이것은 미쓰비시사가 1978년 완공한 것으로 시속 37km의 속도로 가동된다.

스포츠

축구 경기에서 가장 빨리 터졌던 득점은 1998년 12월 26일, 우루과이 소리아노에서 열린 소리아노와 리오 네그로 간의 경기에서 나왔다. 이 때 니오 네그로의 리카르도 올리베라는 경기 시작 직후 1.8초 만에 골을 넣었다. 우리 나라에서 최단 시간에 골을 넣은 기록은 1986년 한일은행의 권혁표가 기록한 19초이다.
최단 시간에 끝난 당구 경기는 1997년 데이브 피어슨이 세웠다. 그는 캐나다 온타이로의 페퍼스 바 앤 그릴에서 15개의 공을 26.5초 만에 포켓에 집어 넣었다.
현재 100m 육상경기의 최고 기록은 1999년 아테네에서 미국의 모리스 그린이 세운 9.79초이다.
200m와 400m의 최고 기록은 미국의 마이클 존슨이 보유하고 있는 19.32초와 43.18초이다.
남자 마라톤 최고 기록은 모로코의 칼리드 카노우치가 1999년 10월 시카고 마라톤에서 세운 2시간 5분 42초이다. 한국 최고 기록은 2000년 이봉주가 도쿄마라톤 대회에서 세운 2시간 7분 20초이다.
수영 자유형50m 최고 기록은 2000년 미국의 안토니 어빈이 세운 21.21초이다. 100m 기록은 1994년 러시아의 알렉산드르 포포프가 세운 46.74초이다.

글 | 유나영(자유기고가) y00ny@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