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de sketch_ocsid 2001 seoul

thanks to seoul

지난 11월 중순 KIDP 정경원 원장 앞으로 한 통의 편지가 도착했다. 피터 부텐쉔 ICSID 신임회장이 보낸 이 짧은 서신을 통해 그 때 우리 모두가 느꼈던 어울림의 반향이 앞으로도 계속되길 빌어본다.

정경원 원장님,
지난 10월 서울과 성남에서 보낸 며칠은 정말 굉장했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평소의 페이스로 돌아와 일상의 업무에 전념하는 데 시간이 좀 걸려
이제야 지난 ICSID 대회를 조용히 되돌아보며 원장님께 몇 자 띄웁니다.

이번 한국 방문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무엇보다도 어느 곳을 방문하던 저를 반겨주었던 따뜻한
환대입니다. 그 부드러움과 친절함은 다소 거친 유럽인들의 일상에서 흔히 겪을 수 있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이번 ICSID 행사는 치밀하고 완벽한 준비와 놀라운 역량이 결합한
성공적인 대회였습니다. 전문가로서 훌륭한 경험을 했을 뿐 아니라
개인적으로도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지난 몇 년간 ICSID 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애써온 KIDP의 노고는 정말 대단했습니다.
그리고 기억에 남을 만한 행사를 만들기 위해 원장님께서 개인적으로 들이신 모든 노고에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립니다.

가까운 시일 내에 새로운 ICSID 행사를 통해 다시 만나기를 기원합니다.

2001. 11. 7.
ICSID 회장 피터 부텐쉔
 

세미나 _ 김지선, 이석진, 권수연, 이자연, 여연주, 김태진
학술 _ 박성원, 이병근
안내 _ 하송, 이지형, 김보섭, 이재윤, 안의용, 성하중, 김경우, 이꽃님, 김남윤, 전진경
물품보관 _ 황효진, 조아라
ICSID 회원전 _ 서경화
연사안내 _ 성자영, 신지윤, 강보영, 민수홍, 김정하, 유유미, 이세영, 김유진, 정순원, 김종원

행사 기간 중 가장 분주하게 움직였던 자원봉사자들.
비록 일하느라 듣고 싶었던 강연도 제대로 듣지 못했을 테지만, 누구보다 뜻깊은 ICSID 2001 SEOUL을 보냈으리라 생각한다.

다양한 개성의 조화가 더욱 아름다움을 보여준 뜻깊은 행사

이번 ICSID행사는 어려서부터 영국에서 공부한 탓에 한국에 대한 단편적인 경험 밖에 쌓을 수 없었던 나를 새로운 사람들과 새로운 배움으로 인도하는 문이 되어 주었다.
연사들을 안내하며 간간이 나누었던 이야기 속에 깃든 그분들의 지식과 경험들. 다른 자원봉사자들과 나누었던 서로의 관심들. 내겐 조금 낯설게 다가왔던 한국적인 정서들… 이 모든 ‘만남’들이 지금 내 안에서 어우러져 조화를 이루기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장소에 익숙치 못해 제대로 안내하지 못했던 행사 첫날. 또 신중하게 고려되지 않은 이동시간이나 안내표시로 인해 야기된 여러 문제들이 외국 참가자들 뿐만 아니라 우리 스스로에게도 많은 아쉬움을 남겼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혼돈(?)들 사이의 연관성을 스스로 찾아 나서는 사람들의 열기는 나를 감동시키기에 충분했다.
특히 모렐로 씨는 회장직을 맡고 계신 만큼 행사장 전체를 예의 그 계획성 없는(?) 움직임으로 두루 돌아다니셔야 했다. 담배를 좋아하시는 분이라 아셈타워 밖에서 종이컵을 재떨이 삼아 종종 자연스런 대화를 나눌 수 있었는데 한국 도자기와 젓가락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인 것으로 기억한다.
‘영국에서 살아온 한국인’이란 조금은 엉성한 정체성을 가진 나는 무엇이든 비슷해야만 어울릴 수 있다고 생각해 왔지만, 이번 행사는 이런 나의 어린 생각들을 여지없이 깨버렸다. 다양하고 독특한 개성들이 서로를 존중하면서 한 데 어울릴 때 더욱 조화롭고 아름다울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또한 이번 행사는 이후 현실의 디자인에 이러한 어울림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응용될 수 있는가 하는 또 다른 과제를 던져주었다고 생각한다. ‘어울림에 대한 인식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은 이미 우리 안에 있는 다양성을 인정해야만 함을 의미한다’는 폐막연설 중의 멘트로 이번 익시드 행사의 개인적인 경험을 결론짓고 싶다.

글 | 정순원(영국 Brunel University 제품디자인학과 재학 중이며 행사 중 아우구스토 모렐로 ICSID 전회장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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