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rd element fabric

텍스타일 디자인의 흐름과 21C

패브릭(fabric)이란 ‘섬유로 이루어진 모든 구조물들을 일컫는 총칭어’로 ‘짜맞추다(fabricate)’와 ‘짓다(build)’의 합성어인 패브리캐어(fabricare)에서 나온 용어이다.
또 텍스타일이란 패브릭이 직물 또는 천의 형태로 이루어지기 위해 기본 단위인 섬유, 실로 제직 편성되어진 결과물, 즉 ‘섬유’ 또는 ‘직물’을 뜻하는 말이다.
섬유원료에서 비롯된 실, 천(피륙), 그리고 천의 염색 가공까지의 공정들이 모두 텍스타일 산업에 속해 있으며, 이 분야에 관련되어 생산된 제품들을 텍스타일 제품이라고 한다.
따라서 텍스타일 디자인이란 이와 같은 텍스타일 제품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미와 패션을 창조하고 표현하기 위한 디자인을 말한다.
말하자면 직물 또는 편물의 조직과 표면에 여러가지 무늬와 색상을 부여하여 보다 아름답고 창조적인 제품으로 생산함으로써, 완성된 봉제제품의 품질과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한 작업이 바로 텍스타일 디자인이라 할 수 있다.

텍스타일 디자인의 필요성은 18세기말에서 19세기에 걸쳐 일어난 상업혁명으로 직조기, 방적기, 날염기 등의 기계가 발명되면서부터 대두되기 시작하였다.
기계화는 섬유산업을 대량생산 체제로 전환시켰으며, 대량생산으로 인한 공급과잉은 판매를 위한 치열한 경쟁을 유발시켰다.
판매경쟁이 치열하게 됨에 따라 섬유제품의 디자인이 중시되었고, 이러한 사회적 여건으로 인하여 수공업은 점차 쇠퇴하게 되었다.
즉 자유경쟁 시장체제 하에서 제품의 가치를 인정받기 위한 미적인 요소를 기본으로 한 생산적/상업적 텍스타일 디자인이 중요해진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1960,70년대에 걸쳐 이루어진 근대화와 산업화로 서구식 주거양식이 보급되고 서구식 복장 착용이 늘어남에 따라 실내 인테리어용, 침구용, 장신구용 등 전 분야에 걸쳐 급격한 변화가 일어났다.
과거 한옥에서는 그다지 유용하지 않았으나 아파트와 같은 현대 서구식 주거공간을 장식하는 인테리어용품과 침구용품의 경우 특히 변화의 폭이 매우 크다. 예컨대 바닥에는 카펫을 깔고 창에는 커튼을 친다거나, 바닥에 깔았다가 개어두는 요와 이불에서 붙박이로 공간을 점유하는 침대를 사용하거나 그 위를 덮거나 씌우는 침대보와 시트커버를 필요로 하는 등 공간개념의 변모가 급속도로 진행된 것이다.
한편 서구식 복장의 착용은 남성용품으로서 넥타이가, 여성용으로는 스카프와 머플러 등을 비롯한 섬유소재의 장식품목이 다양하고 고급화되는 추세에 이르고 있다.

텍스타일 디자인에서 소비자 측면의 기대효과가 패션의 질적 향상과 다변화, 개인의 취향에 의한 개성적 이미지 연출과 아름답고 풍요로운 의생활 및 실내환경의 조성이라면, 산업적 측면의 기대효과는 수출증대 및 부가가치 극대화, 유행의 변화에 따른 수요 창출과 소비자의 패션 욕구 충족을 목적으로 하여야 한다.
이를 위해 실제로 고부가가치의 텍스타일 제품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날염뿐만 아니라 선염, 편물, 직조 및 자수 디자인이 다양하고 고르게 발전되어야 하며, 아울러 창조적인 예술성을 제품으로 실현시켜 나아갈 때 소비자의 기호에도 부합할 수 있을 것이다.

오늘날의 섬유산업은 국민소득의 증대, 가치 의식의 다변화, 생활감각의 국제화, 정보화 등 유동하는 사회환경 하에서 새로운 마케팅 시대에 돌입하였다.
과거의 섬유산업은 값싼 노동력에 의존하는 양적 확대에 치중했지만 이제는 국내적으로는 인건비가 상승하고 수입에 의존하여 원자재 값이 폭등한 데다가 대외적으로는 선진국의 보호 무역주의 정책과 후발 개발도상국들의 추격을 받으며 수출여건이 악화되는 대외적인 어려움에 직면하게 되었다.
여기에 수요층의 미적 취향이 고급화되는 세계적 추세는 디자인이 우수한 다품종 소량생산이라는 질적 고부가가치로 전환해야 하는 국면에 접어들었다.
이를 위해 21C의 텍스타일 디자인은 정보화, 전문화, 고도화, 다양화된 소비자의 잠재적 욕구를 충족시키는 감성적 아름다움으로 표현되어야 한다. 삶의 질이 풍요로워짐에 따라 이제는 추우면 입고 더우면 벗는 단순한 기능중심에서 패션 즉 색상, 디자인 등 유행을 강조하는 개성중심으로 변하고 있다.
다시 말해서 인간과 가장 밀접한 생활문화산업으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미래의 텍스타일 디자인이 물질, 즉 소재에서 ‘격格’의 값을 얻어내는 가치 창출행위를 뜻한다면, 이제 직물에 표현되는 패턴(pattern)의 한계를 뛰어넘어 섬유소재의 본질적 물성의 변화에서 가져오는 현상까지를 창의적 텍스타일 디자인으로 보아야 한다.
이제는 섬유소재의 표현 그 자체가 하나의 텍스타일 디자인적 표현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소재가 디자인을 규정하는 21세기의 텍스타일 디자인은 먼저 창의성을 바탕으로 한 감성디자인의 유기적 신소재개발의 혁신을 요구하고 있다.

글_장남용,청강문화사업대학 표면장식디자인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