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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데스크 - 디자인 비지니스

한국 기업의 브랜딩 전략 문제와 대응책

한국기업의 브랜딩 전략 문제점

우리 기업들은 1960년대 이후 전통적으로 노동집약 산업구조 속에서 발전해 오고 있다.
즉, 1960년대에는 가발과 합판, 1970년대에는 신발과 섬유, 1980년대에는 전자와 반도체 1990년대에는 자동차와 정보통신 등 노동집약적 산업구조로 우리기업들이 성장해 온 것이다.
이와 함께 기업활동이 OEM형태의 수출로 연계되어 일종의 국제 하청식 계약생산에만 열중해 왔다. 단순한 수출중심의 경제 틀을 만들어 온 셈이다.
그래서 한국 정부와 기업은 수출의 양적 팽창을 중시하면서 브랜드 마케팅에 대한 준비와 훈련을 소홀히 해왔기 때문에 신시장환경 또는 불황환경에 대한 대응력이 취약한 것이다.

두 번째로 지적하고자 하는 한국기업의 브랜딩 전략 문제점은 브랜드 플랫폼(Brand Platform)에 대한 이해결핍이다.
먼저 브랜드는 단순한 제품의 이름으로만 이해하는 경향이 있으나 그것은 잘못된 이해이다. 브랜드는 기업의 이름, 제품의 이름 혹은 서비스의 이름으로서 그 대상이 기업 그 자체 또는 제품과 서비스가 되는 것이다.
또한 브랜딩(Branding)이라 함은 기업, 제품, 그리고 서비스를 어떻게 브랜드화하여 힘을 갖게 하고 궁극적으로 브랜드 가치를 축적하게 하느냐는 전략적 접근을 의미한다.
그리고 브랜드 플랫폼이라 함은 마치 정당이 각기 다른 정강(Political Platform)을 갖고 있어 국민들이 어느 정당을 선택할 것인가의 가치평가 기준을 제시하는 것과 같이 브랜드의 강령과 같은 것이다. 소비자들이 브랜드를 선호하고 선택할 수 있게 하는 브랜드의 가치선언인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 한국기업들은 브랜드 플랫폼 체계를 정립해 두지 않고 있어 자기 정체성의 문제를 갖고 있다. 그 실례로, 한국의 대기업들은 그 사업구조가 매우 복합적이다.
전자, 섬유, 금융, 자동차, 건설, 정보통신 등 매우 크고 다양한 산업구조를 갖고 있어 그 기업 스스로가 많은 얼굴을 보이고 있다.
현대, 삼성, 대우, LG, SK 등 소위 재벌기업 브랜드들은 어떤 정체성으로 파악할 수 있는가? 또한 이들의 브랜드 플랫폼은 무엇인가? “우리는 초일류 기업이다”라는 매우 추상적인 브랜드 비전으로 설득력을 가질 수 있는가?
단일 전문 브랜드로 50년 이상 성장해 온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의 브랜드들과 브랜드 경쟁력을 제대로 가질 수 있는 것인가? 다양한 업종을 가진 기업들은 브랜드 플랫폼을 정립하기에 한계가 있어 결과적으로 추상적인 브랜드 비전을 갖게 된다.
따라서 핵심영역을 명확하게 선언하는 선진국 브랜드와의 경쟁력에서 취약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한 마디로 우리 나라 기업들의 다양한 산업구조는 핵심영역의 전문 브랜드력을 갖는 데는 본질적인 어려움이 있음을 지적하고자 한다.

셋째로 지적할 것은 우리는 WTO체제의 새로운 시장환경에 대한 깊은 통찰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WTO(세계무역기구)체제는 각국의 정부간섭이나 개입 없이 모든 국가가 자유로운 교역을 한다는 것이고 규정을 어기면 제재를 할 수 있는 강력한 세계교역원칙으로 이해될 수 있다.
세계가 하나의 거대한 시장으로 급속히 변화되고 있어 WTO체제가동이 쉽게 연동되고 있다. 또한 세계 소비자들은 교육의 고등화, 교통, 통신의 확대, 정보의 동시성 등으로 공통성이 증대되고 있다.
즉 취미, 선호하는 브랜드들이 같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WTO는 글로벌 브랜드들이 더욱 글로벌해질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 주고 있는 셈이다.

자동차, 전자제품, 의류, 식품뿐만 아니라 법률회사, 컨설팅회사 등 지식산업 브랜드들도 더욱 쉽게 세계화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고 있다. 또한 특히 한국 소비자들이 가속적으로 세계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이들은 세계화 관점에서 브랜드를 선택하게 된다. WTO체제의 특징과 글로벌 브랜드의 국내 진출 증대, 한국 소비자들의 세계화 추세 등 시장의 새로운 환경을 제대로 인식해야 할 것이다.
결국 새로운 세계화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기업은 이같은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는 기업들에게 뒤지고 말 것이다.
불황기 혹은 IMF난국이기 때문에 신토불이 식의 브랜드 네임 혹은 국내시장 환경측면만을 고려하는 브랜딩 전략을 주장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시각이라고 본다.

 

브랜드의 중요성

기업의 가치는 곧 브랜드 가치평가이다.
브랜드의 가치가 높으면 그 기업의 가치가 그 이상 높은 것이다. 이제 단순한 매출의 크기, 부동산 보유, 외상 매출금 등으로 그 기업을 가치 평가하는 것은 무모한 일이다.
이미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기업경영을 브랜드경영으로 경영전략의 패러다임을 전환시켜 왔다.
그리고 Product Manager System을 Brand Manager System으로 전환시켜 옴으로써 경영의 키워드를 브랜드로 설정해 두고 있다. 그래서 브랜드 가치평가를 경영의 도구로 삼아오고 있다.

미국의 월간지 파이낸셜 월드사와 브랜드 가치평가 회사로 세계 최고의 권위를 갖고 있는 인터브랜드 그룹이 제휴하여 매년 주요 글로벌 브랜드에 대한 비교 가치평가를 해 오고 있다.
이 브랜드 가치평가는 기업의 경영목표 관리로 활용될 뿐만 아니라 M&A, 라이선싱, 합작투자의 가장 핵심요소로 활용하고 있다. 그래서 브랜드 가치를 증폭시키는 브랜드 관리전략이 곧 기업경영의 핵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인터브랜드 그룹이 평가한 1997년과 1998년의 20대 세계최대 브랜드들의 가치는 <표1>과 같다.

브랜드 명 브랜드 가치
1998 1997
Coca-Cola (USA) 838 500
Microsoft (USA) 566 89
IBM (USA) 437 237
GE (USA) 335 102
Ford (USA) 331 -
Disney (USA) 322 170
Intel (USA) 300 132
McDonald's (USA) 262 199
AT & T (USA) 241 103
Marlboro (USA) 210 476
Nokia (Finland) 206 -
Mercedes (Germany) 177 -
Nescafe (Sweden) 175 105
Hewlett-Packard (USA) 171 94
Gillette (USA) 158 119
Kodak (USA) 148 132
Ericson (Sweden) 147 -
Sony (Japan) 142 144
American Express (USA) 125 -
Toyota (Japan) 123 -
Heinz (USA) 118 -
BMW (Germany) 112 -
( 표1 ) 단위 / 억달러

<표1>의 브랜드 가치는 보이지 않는 자산(Intangible Asset)인데 그 회사의 고정자산과 유동자산의 총계보다 무려 4배에서 7배에 이르는 가치들이다.
NABISCO의 브랜드 값이 250억 달러로 M&A시 계산된 것이나, 필립모리스(Philip Morris)가 크라프트(Kraft)를 129억 달러에 매수했는데 이는 크라프트 고정자산의 4배에 해당하는 금액이었다.
네슬레가 킷캣(Kit Kat) 브랜드를 매수하는데 장부가의 5배인 45억 달러를 지불했던 사례들이 결국 브랜드 가치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와 브랜드 가치가 곧 기업가치임을 말해주는 것이다.

이와 같이 자산의 몇 배를 지불하고 무형자산인 브랜드를 사들이는 이유는 좋은 브랜드가 가시적으로 많은 이익을 가져다 주기 때문이다. 사실상 경쟁이 극심한 시장환경에서 훌륭한 브랜드를 육성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그래서 브랜드가치 평가의 핵심기준은 그 브랜드가 만들어 낼 수 있는 장래이익의 순가치와 경쟁사가 동일 브랜드를 창출하는데 투자해야하는 예측투자금액이다.

브랜드가치는 대차대조표에 자산항목으로 표시할 목적으로 평가하기로 한다.
또한 브랜드의 실제가치를 표시함으로써 투자자들에게 정확한 그리고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브랜드 가치 평가는 브랜드 사업에 투자된 자본회수의 평가도구로서 경영진이 활용할 수도 있다.
위 표에서 나타난 브랜드들에서 우리가 반드시 배워야할 점은 이들은 기업 브랜드 네임과 제품 브랜드 네임이 동일하다는 점이다. 또한 대부분 단일 전문업종이라는 점이다. 그래서 브랜드 이미지가 선명하게 되고 세계시장에서 확고한 브랜드 인지도를 갖고 있다.

결국 이들 브랜드는 핵심사업 영역만을 브랜드화 함으로써 성공하고 있는 것이다.
브랜드 가치는 핵심사업영역 브랜드들에서만 생성될 수 있고 산업구조가 복합적인 기업은 결국 세계 시장에서의 M&A 대상이 되는 브랜드가 될 수 없을 것이다.

 

브랜딩 전략 방향제시

21세기는 정보통신이 급속도로 보편화되고 고급화되므로 세계의 모든 소비자들이 세계정보를 쉽게 공유할 수 있게된다. 그래서 세계인들은 문화를 서로 공유하게 되어 라이프스타일과 가치체계의 변화가 가속될 것이다.
특히 한국 소비자들은 사회, 경제, 문화적으로 새로운 가치체계를 갖게 될 것이다. 여야 정권교체의 변화 속에서 정치권력에 대한 무상함과 대기업들의 허와 실, IMF난국의 영향 등으로 개인의 가치관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고객과 소비자의 취향과 가치체계와 연계될 수 있는 세계화 브랜딩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첫째, 글로벌 브랜드 네임으로 기업명을 바꿔야 한다. 우리 나라의 기업명은 소비자와 고객의 취향과 무관하게 창업자들의 주관적 가치판단에 따라 개발되었다.
한국 기업명은 경제의 규모나 사회문화의 한계 상태에서 개발되었기 때문에 대체로 추상적이고 동양적이고 차별성이 없는 것이다. 따라서 세계화의 한계에 부딪치고 브랜드력을 가질 수 없다.
고려, 조선, 한국, 국민, 현대, 극동, 동부, 동서, 제일, 국제, 동양 등으로 시작되는 수많은 회사명들이 브랜드력의 한계를 갖고 있다.

둘째, 기업명과 제품 브랜드 네임은 동일하게 브랜드 체계를 갖추어야 한다.
세계적으로 성공한 브랜드들은 기업 브랜드 네임과 제품 브랜드 네임이 대부분 동일하다는 지적을 앞서 했다. 그러나 우리 나라의 경우 상당수의 기업들이 기업브랜드와 제품 브랜드간에 서로 다른 브랜드 체계를 갖고 있어 비효율적인 마케팅 비용을 사용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기업브랜드와 제품브랜드간에 상호 브랜드력을 희석시키는 우를 범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로, 국제상사와 Prospecs, 코오롱상사와 Activ, 동서식품과 맥심 등이 있다.

셋째, 기업의 심벌마크는 창조되어 차별성을 갖추어야 한다. 브랜드 정체성의 핵심적 요소는 브랜드 네임과 브랜드 로고 즉 심벌마크로 요약될 수 있다.
그러므로 심벌마크는 브랜드 네임이상으로 중요한 정체성의 요소인 것이다. 그러나 우리 나라의 상당히 많은 기업 그것도 대기업들이 심벌마크의 창의성을 상실하고 있어 브랜드력을 약화시키고 있다.

넷째, 포괄적 그룹 심벌 마크는 각 계열사의 브랜드 정체성의 장애요인이므로 계열사별 브랜드로 전환되어야 한다.
우리 나라의 재벌기업들의 그룹 심벌마크는 포괄적으로 그룹정체성 위주로 개발되어 사용되고 있다. 관계사의 전문성이나 특수성이 결여되어 있으므로 브랜드로서의 특별 현저성 또는 차별성이 없다.
미래의 소비자들은 포괄적 대형 브랜드보다 단일 전문 브랜드를 선택하게 될 것이고 브랜드는 핵심영역 브랜드로 육성되어야 브랜드 가치를 창출할 수 있기 때문에 그룹 심벌마크는 관계사의 우산 브랜드로 그 역할이 전환되어야 한다.

다섯째, 브랜드 매니저 제도를 도입하여 기업 경영을 브랜드경영으로 전환하여야 한다.
브랜드를 중심으로 한 경영원칙과 전략으로 바꿔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하여 브랜드 매니저 제도를 도입하여 브랜드관리 중심의 경영으로 의식을 전환시켜야 한다. 특히 경영의 상부층일수록 브랜드와 브랜딩전략에 대한 인식과 이해가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최고경영층의 확고한 브랜드에 대한 이해와 관심의 부족이 브랜딩 전략의 장애요인 중의 하나임을 컨설팅 경험을 바탕으로 지적한다.


글_김성제(경희대 경영대학원 교수)




 



 



 



 



 



 



 



 



 



 



 



 



 



 


김성제
경희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졸업. Fairleigh Dickinson University 경영학 석사. 경희대학교 경영학 박사브랜드 마케팅 전공. 현재 경희대학교 경영대학원 브랜딩 전략 전공 주임교수. (주)인터브랜드코리아 대표이사. 주요 저서로는 <브랜드 이해와 브랜딩 전략>, 정음사, 1989, <브랜드 지식>, 한국경제신문사, 1993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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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2001년 1/2월호(no.174)를 마지막으로 산업디자인지는 폐간되었으며, 2001년 7/8월(vol.175)부터 현재까지 designdb라는 이름으로 발행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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