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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 10 지도위원

하기옥 - 폭스 앤 홉스 대표

디자이너와 대중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오리지널리티를 지향하는 디자이너

사물을 보면 그것을 그저 보는 것으로 그치는 사람이 있고, 그것을 읽어낼줄 아는 사람이 있다.
다른 모든 분야에서도 그렇겠지만 디자인을 하는 사람들에게 사물을 읽어내는 시각이란 아마도 가장 필수적인 자질을 갖추는 전제조건 중 하나일 것이다.
하기옥은 그 능력을 갖고 그것을 충분히 발휘할 줄 아는 디자이너이다. 뿐만 아니라 그는 많이 생각하고 많이 느낄 줄 아는 디자이너이다.

최근의 예를 보자.
얼마전 그녀는 웅진식품의 신제품인 아침햇살의 디자인 의뢰를 받았다. 디자이너가 하나의 디자인 작업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방향의 결정을 내려야 하는데 당시 가장 중요한 것이 메인컬러 컨셉트였다고 한다.
여러가지 - 예를 들어 제품의 속성 파악, 외형 결정, 소비자 취향 등 - 가 중요하지만 그 모든 이미지를 포용할 수 있는 주 색상의 결정은 무엇보다도 시급했다.

당시 이런 여러가지 생각에 그는 잠을 이루지 못해 종종 새벽까지 앉아 있곤 했는데 마침 훤하게 동이 터오면서 하늘의 빛깔을 읽게 되었다.
하나의 섬광처럼 스쳐가는 영감과 감동, 그는 아침을 여는 색은 바로 저런 색깔, 셀루리안 블루구나 하는 착상을 마침내 얻어냈다. 그러자 모든 것들이 줄줄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음악, 카피...

그의 착상은 우연히 오는 것은 아니다. 하나의 영감은 늘 자기 자신을 끊임없이 지우고 해체하고 그러다가 그 고민과 생각을 정리하고 정리한 끄트머리에서야 겨우 삐죽이 머리를 내밀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그의 능력의 진가는 그 다음 순간부터 발휘된다.

바로 소비자 마인드 읽기. 그는 자신이 가졌던 감동을 어떻게 시각적으로 옮길 것인가, 소비자들이 얼마나 좀더 편안하게 그 감동을 전달 받을 수 있을 것인가에 골몰하게 된다.
여러가지 각도에서의 조명과 해체는 다시금 시작된다. 이 작업에서 그가 가장 귀중하게 생각하는 것은 오리지널리티이다.( FOX & HOPS 의 O는 originality의 약자이다) 제품이 시장에서 독창적인 개성을 담고 자기 몫을 다하려면 그리고 소비자들에게 잘 어필할 수 있으려면 그 부분이 무엇보다 잘 표현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같은 노력에 대한 결과는 곧 소비자의 반응으로 증명되었다. 아침햇살은 금년초 출시되자마자 제품이 모자랄 정도로 잘 팔려나가기 시작한 것이다.
그것은 얼마전 그가 디자인한 웅진식품의 또다른 음료 제품인 가을대추와 같은 대히트를 벌써부터 예감케하고 있다.

FOX & HOPS의 하기옥 사장은 1992년 design FOX 로 출발했다.
당시 그는 그간의 대기업과 디자인 전문회사에서의 작업 경험을 토대로 주로 브랜드 이미지 창출, 패키지 디자인 업무에 주력하였으나 단일 전문 작업에 한계를 느끼기 시작했다. 클라이언트가 편집관계 일이나 다른 그래픽 일들을 의뢰하면 제품의 이미지 통일 차원에서 해야하겠지만 넘쳐나는 일감을 감당하기는 어려웠다.
마침 편집관련 일을 하는 이재합 이사와 만나게 되어 1997년 폭스엔 홉스를 탄생시켰고 이어 토탈 그래픽 디자인 아트 서비스를 취급하는 회사로 발돋움하게 된다.

그사이 폭스 앤 홉스의 식구들은 대표를 포함 해 14명으로 늘어나 규모있는 회사로 자리를 굳히게 되었다.
곧이어 1998년 9월에는 한국에 꼭 있어야만 했던 관광 가이드인 월간 서울레인보우를 창간, 디자이너로서 사회적 역할을 담당해야 하는 일에도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이 서울레인보우 역시 국내외 관련인들에게서 그 완성도나 디자인 마인드, 효용적 가치면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FOX & HOPS의 진솔한 면모를 보여주는 것은 또한 FOX & HOPS의 사옥이다. 그 길을 한번 찾아가 보자.
강남의 민들레길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하얀담에 둘러쌓인 하얀집을 만나게 된다. 하얀 문을 열고 들어서면 우리는 애써 억지로 다듬지 않은 자연스럽게 가꾸어진 정원에 들어서게 된다. 이 정원에서 우리는 디자이너 하기옥의 삶의 한 면모와 생각을 엿볼 수 있다.
자연을 인간의 마음대로 꾸며놓지 않은,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잘 어우러지게 조화시킨 구석들, 또한 그러면서도 조금씩 조금씩 그 안의 새들과 식물들과 또 그 안의 공동체로 사는 사람들이 서로 잘 어울려 서로의 생각과 삶을 가치있게 이어가게 만드는 끈, 그 조화의 숨결이 구석 구석에 배어 있기 때문이다.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얼마 안가 그 솜씨를 눈치채게 된다. 그를 디자이너로서 혹은 한 사람으로서 알게되면 당신은 클라이언트로서나 하나의 동반자이자 친구로서 그를 가까이 하게 된 것을 정말로 귀하게 생각하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마음에 맞는 친구를 만나는 것보다 일로서 만나 친구이자 동반자로서의 만족스런 길을 걷게 되는 만남이란 그리 쉽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당신이 그럴 마음의 자세와 준비가 돼있어야 하는 것이 우선이겠지만.

 

하기옥 사장과의 인터뷰
(동숭동 아프리카 박물관 옥상 커피숍에서 1999. 5.17 13:30-15:30)

지금까지 자신이 한 작품 중에서 가장 내세울 작품이 있다면?
작품 하나하나마다 그만큼의 깊이와 무게를 갖고 해야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특별히 이것만이 대표성을 갖는다고 말할 수는 없다.
모든 작품을 애정을 갖고 최선을 다해 작업했다고 자신한다. 다만 열심히 했으나 시장에서 사이클이 오래가지 못한 작품은 잘돼서 히트한 작품보다 오히려 더 많이 신경이 쓰이고 아쉬움이 남는다.

생전에 이것만큼은 꼭 이루고 싶다고 생각하는 일이 있는가?
Originality를 찾을 수 있는 작업을 꼭 하고 싶다.
내 작업을 보고 사람들이 나를 알고 느낄 수 있는, 그러니까 차별화되면서도 대중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오리지널리티를 찾고 싶다. 물론 지금도 그것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 나의 오리지널리티가 완성되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아마 죽을 때까지 그것을 위해 노력하게 될 것 같다. 그것이 가장 큰 숙제이다.
내가 이땅에서 디자인 작업을 하고 있는 이유라든가, 내가 이 작업을 하며 사는 이유, 그런 것들이 이것 하나로 다 풀릴 수 있을 것이다.

가장 존경하는 디자이너는?
홍콩의 엘런 첸이다. 그의 작품을 보면서 이 사람은 오리지널리티가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작품의 대중성도 있으면서 자기의 색깔이 뚜렷이 드러난다. 그나라, 민족, 그 사람의 색깔까지 다 엿볼 수 있도록.

디자이너와 클라이언트의 관계를 어떻게 보는가?
그것은 어떤 일을 주고 받는 사이가 아니라 서로 협력하는 친구같은 사이가 되어야 한다.그렇게 해야만 일을 잘 풀어나갈 수 있고 그렇지 않으면 겉도는 디자인이 나올 수 밖에 없다.
좋은 디자인을 원하려면 클라이언트도 좋은 디자인을 수용할 수 있는 자세가 우선 있어야 한다고 본다. 일을 의뢰하는 사람도 같이 고민하고 공부해야 한다. 그래야만 시각적 차이를 줄일 수 있고 클라이언트 자신이 자신의 생각하는 바를 좀더 정확히 디자이너에게 전달하게 되고 디자이너는 좀 더 나은 작품을 낳게 된다.

디자이너나 이 사회에 제안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디자이너나 대중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온 국민이 디자이너가 되어야 한다.
문화를 디자인에 응용한다 할 때 그 문화를 키워온 사람은 국민이다.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 그 디자인의 모티브는 다시 반복되고 응용될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떤 디자인 마인드를 가진 사람들의 오랜 역사와 전통이라는 것은 그러한 형식으로 계속 이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예로 이태리와 프랑스 사람들은 모두가 디자이너적인 면이 있다. 디자이너와 일반인들의 갭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은 전체 문화를 향상시키는 일이다. 개개인의 노력도 중요하겠지만 정부 차원에서의 노력도 필요하다. 대통령부터 우선 그런 마인드를 갖는다고 생각해보자. 많은 부분들이 새로운 가능성을 갖게될 것이다.

 



하기옥

- 웅진식품(주) 가을대추 BIP
- 웅진식품(주) 아침햇살 패키지디자인
- 프랑카페 패키지 디자인
- 쿠쿠스 패스트푸드 CIP
- 림스상사 엘지씨 패스트푸드 CIP
- 웅진식품(주) 장쾌삼 선물세트디자인
- 제일제당 다시다 BIP


http://www.foxnhops.co.kr/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 29-1
tel. 02-3445-4307~9 / fax. 02-3442-0485


인터뷰어_김의숙(일러스트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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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2001년 1/2월호(no.174)를 마지막으로 산업디자인지는 폐간되었으며, 2001년 7/8월(vol.175)부터 현재까지 designdb라는 이름으로 발행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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