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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럼

지식기반 경제의 기둥, 문화산업

지식기반경제라는 말은 경제난을 헤쳐나가기 위한 우리만의 화두는 아니다.
자본주의(資本主義)가 지본주의(知本主義)로 바뀌고, 정보사회가 고도화되면서 지식기반사회로 옮겨가는 세계적인 문명의 흐름이다.
문화산업은 이러한 지식기반사회 속에서 새롭게 구축하는 경제발전 패러다임의 맨 앞에 서 있다.
사실 문화산업이라는 말은 문화를 폄하(貶下)시키는 의미에서 축복받지 못하며 태어났다. 그런데 오늘날은 인간의 삶의 질과 나라의 경제를 쌍끌이하는 주역으로서 효도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일반산업과 지식기반산업의 차이는 창의성 여부에 있다. 지식기반산업 중 문화산업이 갖는 가장 중요한 특징은 바로 창의성에 문화성을 결합한다는 점이다.
이는 ‘문화산업’ 개념이 ‘문화주변산업’으로 확장되고 더 나아가 최근에 ‘창조산업’으로 확충되는 개념의 변천을 보면 확연히 알 수 있다.
문화산업이 아이디어나 문화성을 배경으로 한 창의성에 힘입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고, 타 산업에 비해 창구효과(window effect)가 크다고 말하는 것은 바로 이 창의성에 바탕을 두고 하는 말이다.
1998년 유네스코 국제문화정책 회의에서 펴낸 실천계획이 문화의 힘(the power of culture)을 키우는데 집중되고, 일본에서 최근 사용하는 ‘아트 에너지’라고 하는 개념에서도 문화의 힘을 넓히는 중심에 창의력을 배치하고 있는 것이다.

영국은 창조산업(creative industry)이라는 개념을 설정하고, 1970년대 유네스코가 분류한 문화산업의 범주에는 미술과 고미술품, 건축, 공예, 디자인, 패션, 공연예술, 컴퓨터 소프트웨어 산업 등을 추가하였다.
뿐만 아니라 1998년에 문화산업을 추진하기 위한 각료회의를 결성하고 각종 지원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다른 어느 나라 못지 않게 훌륭한 문화 자산을 지닌 영국이 이를 산업화하는 데는 미국에 뒤지는 것에 대한 각성에서 출발한다. 삼천리 방방곡곡이 그대로 박물관이요, 문화유산임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산업화하는데 뒤지는 우리가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일이다.

그러면 문화산업의 배경이 되는 창의성과 내면적인 문화성은 어디에서 나오는가. 창의성은 처절하고 고독하며 모든 가능성을 타진해보는 실험정신을 거쳐야 비로소 가능하다.
그래서 문화성이라는 것은 희소성, 비대체성, 독창성의 다른 표현이라고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예술가의 정신은 눈앞의 먹이를 노리는 독수리의 눈이 아니라 천 길 높이를 나는 봉의 눈이어야 하며 미래지향적이어야 한다. 간혹 예술가의 작품이 현실에서 소외되다가 후세에 가서 제대로 평가받는 일은 이 때문이다.

하지만 진정한 문화성은 창작자의 창의력에서만 나오는 것은 아니다. 창작자의 예술표현은 소비자의 문화향수 능력에 의해 다시 태어난다.
창작자의 ‘실험의 의무와 실패에 대한 면책특권’은 이 과정에서는 얼마든지 이해된다. 아무리 좋은 작품이라도 문화 소비자의 감상능력, 즉 고품위의 문화향수 능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창작자의 치기(稚氣)로 매도될 수 있다.
어떤 면에서는 창조자와 소비자의 협력관계라고 말할 수도 있다. 이런 점에서 보면 사회발전 수준과 문화예술에 대한 가치부여가 동반 축으로 표현되는 것이다.
한 나라의 문화역량은 창작자 몇몇의 이름 값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다. 문화적 힘을 키우는 기본 토양이 되는 교양교육, 인문학교육, 예술교육이 필요하다.
내면적인 문화성이 축적되고 차분히 표현되었을 때 진정한 문화상품으로 다시 태어나는 것이다. 문화산업은 상품에 새로운 문화적 가치를 거듭 부여하는 작업이다.

작가의 진정한 문화성과 다양한 실험정신, 그리고 문화소비자의 고품위 문화향수 능력이 가미될 때 지식기반 경제의 기둥을 이루는 고품질의 문화상품이 나오고 고부가가치 상품으로 날개를 달게 된다.


 

글_이홍재(한국문화정책개발원 수석연구원)


이흥재
1954년 생.
성균관대 행정학 박사.
성균관대 강사.
현재 한국문화정책개발원 수석연구원으로 문화정책, 문화산업 등을 연구하고 있다.
‘21세기를 향한 한국 문화의 비전과 전략’ 등의 보고서 및 논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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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디자인 1999년 09 10월호 (166호) 첫페이지로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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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2001년 1/2월호(no.174)를 마지막으로 산업디자인지는 폐간되었으며, 2001년 7/8월(vol.175)부터 현재까지 designdb라는 이름으로 발행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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