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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 디자인경영, 생존을 위한 미래의 준비

디자인경영의 역사가 오래된 영국이나 미국, 북유럽 등 선진국에서 디자인경영에 관한 연구는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을까? 디자인경영의 시조격이라 할 수 있는 미국의 디자인경영협회(Design Management Institute)는 최근 디자인 경영의 관심 영역을 브랜드, 리서치, 마케팅전략, CI, 웹사이트 디자인 등으로 세분화 ·구체화하고 있으며, 영국 브루넬 대학(Brunel University)에서 디자인 경영 프로그램을 맡고 있는 나오미 교수 또한 사례연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디자인경영
선진 여러 나라에서는 '디자인 경영'이라는 단어에 집착하는 대신 다양한 비즈니스 영역, 떠오르는 사회, 경제적 이슈, 테크놀로지 등 구체적인 키워드가 디자인 경영의 주제가 된지 이미 오래다.
디자인 경영은 비즈니스에 있어서 디자인의 가치를 인정하는 것에서 시작하지만, 기업이나 특정 조직의 실무 속에서 디자인을 통합시키는 것이야말로 지금 필요한 일이며, 이러한 내용은 개별적인 사례를 통해서 배워야 한다고 인식했기 때문이다.
생존을위한
이에 비하여 국내에서 다루어진 디자인 경영에 관한 논의는 최근 들어 그 중요성을 새삼 깨달아가고 있지만, 우리의 기업환경에 맞는 사례 연구나 다양한 연구방법은 아직 정착 되지 않은 실정이다.
특히 미디어에서 다루는 사례들은 대부분 세계적으로 이미 명성이 나 있고 여러 각도에서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글로벌 기업들이 반복적으로 소개되고 있을 뿐이다.
미래의준비
본호는 디자인 경영을 특집으로 다루면서 이러한 현실에서 한 걸음 나아가 이미 알려진 사례와 일반론을 가급적 피하고 디자인 조직 경영과 기업의 아이덴티티 전략, 브랜드 전략, 프로젝트 전략 등의 각도에서 대기업 및 중소기업의 디자인 경영 사례를 다룸으로써 디자인 경영에 관한 논의를 한 차원 높이고자 한다.
또한 CEO와 디자인 매니저 인터뷰를 통해 기업 운영에 있어서 디자인을 어느 정도의 전략적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는지, 디자인 매니저의 역할은 어떤 것이어야 하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떤 과제가 남아 있는지 함께 생각해보는 계기를 마련했다.



기업경쟁력, 디자인 경영에 달려있다.

“정말 디자인이 경쟁력을 높여주는 전략적 수단인가?”
“디자인이 중요하다는 것은 알겠지만, 비용은 얼마나 들여야 하나?
“비용이 많이 든다면, 굳이 새로운 디자인을 개발할 필요가 있을까?”
“그렇지만 이제는 O E M에 의존하거나 모방을 하는 것으로는 한계가 있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

많은 경영자들이 느끼는 솔직한 의문들이다. 디자인이 사업의 성공을 가져다 준다고들 하지만 막상 기업경영의 총체적인 책임을 맡고있는 경영자로서는 확신을 갖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고 한다.
디자인하면 우선 화려한 패션쇼나 긴머리에 괴상한 옷차림을 한 소위 ‘디자이너 (?)’라는 사람들이 연상되어, 과연 우리같이 작은 회사에서 감당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우려가 들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막상 새로운 디자인을 개발하려 해도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 막막한 경우가 많다.
특히 낯설게 느껴지는 새로운 디자인이 성공으로 이어진다고 확신하는것은 더욱 어려운 일이다.
바로 이런 환경 속에서 디자인은 비싼 것이고, 사치스러운 것이라는 억측을 하게된다. 또한 디자인은 마치 도박과 같이 운(運)이 좋으면 커다란 성공을 가져다 주지만, 그렇지못하면 졸지에 망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게한다.

그렇다면 최근 전세계적으로 디자인에 대한 관심이 부쩍 커지고 있는 것은 어떤 연유일까?
지난해 3월 미국의 <타임 T i m e >지가 디자인을 커버스토리로 다루었는가하면, <비즈니스위크 Business Week >는 매년 우수산업 디자인상을 수여하고 있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즈 Financial Times >는 디자인으로 사업의 성공을 일구어내고 있는 기업을 선발하여 디자인 경영상(賞)을 수여하고 있다.
이처럼 세계 유수의 잡지들은 디자인이야말로 경쟁력의 원천이자 가장 확실한 투자라는 사실을 보도하고 있다. 특히 디지털 시대를 맞아 디자인의 중요성이 더욱더 커질 것이라는데 대해 폭넓은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실제로 전자상거래가 확대되면서 디자인의 영향력이 더욱더 커지고 있어 디자인경제(Design Economy)가 도래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디자인이야말로 삶의 질을 좌우함과 동시에 기업의 생존전략이므로 올바르게 경영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한나라가 개발도상국일때는 디자인의 목표가 주로 수출경쟁력의 강화에 초점을 맞추게 되지만, 경제적인 여건이 좋아지면서 점차 삶의 질을 높이는데 중점을 두게된다.
따라서 국가경제 수준이 높아질수록 디자인 경영의 중요성 또한 커지게 되는 것이다.


왜 디자인 경영이 중요한가?

그렇다면 디자인 경영의 본질은 무엇이고, 왜 디자인 경영이 중요한가? 1951년 영국에서 대영박람회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개최된 세미나에서 ‘디자인은 최고경영자의 책임’이라는 데 대해 공감대가 이루어진 이래로 여러 가지 디자인 경영의 정의가 제기되었다.
먼저 런던에서 디자인 컨설턴트로 활동했던 마이클 파르(Micheal Farr)는 디자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 가장 적합한 디자이너를 찾아내는 것이라는 데 중점을 두어 디자인 경영을 정의했다.
그리고 필립스 사에서 디자인 최고책임자(CDO: Chief Design Officer) 역할을 맡았던 로버트 블레이크(Robert Blaich)는 모든 기업 활동에 디자인을 올바르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공식적인 업무 프로그램이라고 정의했다. 이처럼 디자인 경영에 관해서는 정의하는 사람의 관점에 따라 다양한 가능성이 열려 있다.
필자는 디자인 경영을 다음과 같이 정의했다.

   디자인 경영은 디자인을 경영 전략적 수단으로 활용하여 새로운 비전과 가치를 창출함으로써
   조직의 목표를 달성하고 생활문화를 창달하기 위해
   경영자, 디자이너, 그리고 관련 분야의 전문가들이
   활용할 수 있는 지식체계를 연구하는 분야이다.
      디자인 경영(서울: 안그라픽스, 1999) p. 103

디자인 경영은 곧 디자인과 경영의 지식체계를 접합시켜 창의성과 합리성이 유기적인 조화를 이루어 시너지(synergy)효과를 얻을 수 있도록 해주는 활동이다.
실제로 산업 현장에서는 상품이나 서비스의 기획, 개발, 유통 등 혁신과 관련한 모든 과정을 디자인 마인드로 관리하여 총체적으로 기업의 경쟁력을 제고하는 경영활동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디자인 경영이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최고경영자의 의지와 지혜, 디자이너들이 창의성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여건과 분위기, 최고 수준의 디자인을 창출하는 데 필요한 방법론 등을 꼽을 수 있다.

디자인 경영의 필요성과 관련지어서는 먼저 디자인을 위해 사용되는 돈이 비용이냐, 아니면 투자이냐에 대한 입장의 정리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비용이라는 것은 어떤 일을 하는 데 소요되는 경비로서 없어져버리는 것이다. 반면에 투자는 어떤 사업에 소요되는 밑천을 대는 것으로 회수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물론 사업이 성공을 거두어 이익을 얻었을 때만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여기서 디자인을 위해 사용되는 돈은 비용이 아니라 투자라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상품 개발의 초기 단계부터 이루어지는 디자인 투자는 큰 가치를 부여하여 성공의 지름길이 될 수 있다는 것은 많은 사례를 통해 잘 알려져 있다.

최근 디자인 경영에 대한 관심이 부쩍 커지고 있는 이유로는 먼저 디자인과 관련되는 여러 분야간의 공생적인 협동(symbiotic collaboration)에 대한 요구를 꼽을 수 있다.
디자인 활동은 한 개인의 심미적인 조형 행위라는 범주를 넘어서서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되는 팀에 의한 접근이 필연적이기 때문이다.

경영자, 디자이너, 기술자, 비즈니스맨 등으로 구성되는 디자인 팀의 활동이 어우러져서 효과를 거둘 수 있으려면 디자인 경영의 통합, 조정 역할이 필요하게 된다.
특히 디지털 매체의 발달과 생활양식의 급격한 변화로 인하여 복잡, 다양해지고 있는 디자인 문제를 효율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관련 분야 특유의 지식체계와 기법들이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경영차원의 조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디자인 경영 붐 (b o o m)의 실체

주요 선진 산업국가들에서는 이미 1950년대 초반부터 디자인 경영 활동이 본격화되었지만, 2000년대 들어서면서부터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추세이다.
실제로 IBM, 애플, 포드, 소니 등과 같은 기업들이 성공을 거두고 있는 이면에는 디자인을 전략적으로 경영하는 최고경영자의 역할이 깔려 있다. 우리 나라의 경우에도 디자인 경영대상을 수상한 LG전자나 삼성전자와 같은 기업들이 그와 같은 범주에 포함될 수 있다.
그런 기업들은 최고경영자의 지원을 바탕으로 디자인 경영 비전을 수립하고, 중장기 디자인 전략 경영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독창적인 디자인을 개발하는 디자인 전담 부서를 갖고 있다.
기업디자인 연구소 또는 기업디자인경영센터 등의 이름을 갖고 있는 디자인 전담 부서는 디자인을 기업경영의 핵심역량(core competence)으로 강화시키기 위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한편, IDEO, 피치, 디자인 컨티넘, 지바디자인 등과 같이 전략적 디자인 컨설팅을 제공하는 전문회사들이 성업을 하고 있다. 디자이너 출신 최고경영자들은 각기 나름대로 독특한 노하우와 경험을 바탕으로 컨설팅 활동을 전개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이들은 주로 아직 전략적인 디자인 기획능력을 갖추지 못했거나, 디자인 경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외부의 신선한 조언이 필요한 기업들을 고객으로 맞아 장기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디자인 전문회사들은 고도의 전문성, 객관적인 접근, 폭넓은 경험 등을 바탕으로 고객 기업을 위해 파트너로서의 역할을 수행한다.

이 같은 환경 속에서 세계 유수의 경영대학원과 디자인 대학원에서 디자인 경영 과정이 속속 개설되고 있다. 유능한 디자인 경영자에 대한 산업계의 수요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의 런던 비즈니스 스쿨, 브루넬 대학교, 웨스터민스터 대학교, 이태리의 도무스 아카데미, 핀란드의 헬싱키디자인대학교, 미국의 프랫 인스티튜트, 일본의 도쿄조형대학교 등 각국의 대표적인 교육기관에서 디자인 경영 교육과정을 제공하고 있다.
우리 나라에서도 서울대 경영대학, 한국과학기술원, 홍익대 대학원 등에서 디자인 경영 관련 과목이 개설되어 있고, 산업정책연구원 부설 KEMBA에서는 모든 학생들에게 디자인 경영 교육을 시키고 있다.
최근 한국산업디자인진흥원과 산업정책연구원은 디자인 경영 사례연구를 위한 업무협정을 체결하고, 공동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디자인 경영의 주요 역할

그렇다면 디자인 경영이 어떤 역할을 수행하기에 이처럼 세계적인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을까? 디지털 시대를 맞아 디자인 경영이 수행해야 하는 역할도 변화하고 있다. 디자인이 경영에서 가장 중요한 전략적 자원의 하나라는 데 대한 인식이 커지면서 그에 합당한 역할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다양한 정보가 실시간으로 확산, 전파되는 온라인 환경 속에서 디자인 경영 활동은 기업 경영과 고객과의 보다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요구하고 있다.
동시다발적으로 이루어지는 기업 디자인 활동들의 방향을 설정해주는 디자인 경영의 역할은 크게 이미지 메이킹, 매력 창출, 문화 구현으로 구분할 수 있으며 각각의 특성은 다음과 같다.

<이미지 메이킹>
디자인 경영의 첫 번째 역할은 눈으로 볼 수 있는 시각적인 이미지를 만들어주는 것이다. 이미지란 대체로 추상적인 개념이므로 볼 수 없는 경우가 많은데, 디자인을 통해 가시적인 실체로 구체화될 수 있다.
그러므로 이미지 메이킹은 기업 자체의 이미지는 물론 브랜드나 제품의 이미지를 형성해주어 디자인 경영에서 가장 핵심적인 역할이라고 할 수 있다. 기업의 이미지는 흔히 CI라고 불리는 기업 정체성 확립 프로그램(Corporate Identity Program)을 통해 눈으로 볼 수 있도록 형상화된다.
CI를 통해 만들어지는 심벌마크, 고유 문자, 고유 색채, 캐릭터의 체계적인 활용으로 일관된 기업 이미지를 형성할 수 있다. 기업의 매출과 직결되는 브랜드 이미지도 마찬가지다.
디자인을 통해 가시화 될 때 비로소 브랜드와 고객과의 상호작용이 일어나게 되어 브랜드 이미지의 형성이 가속화된다. 실제로 코카콜라, IBM 등과 같이 브랜드 가치(brand equity)가 높은 기업들은 모두 브랜드 이미지 관리 수단으로 디자인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특히 바람직한 제품의 이미지 형성을 위해서는 CPI(Corporate Product Identity)와 같은 프로그램을 구축하여 제품 믹스 또는 제품라인 별로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매력 창출>
매력 창출은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매력적인 특성(USP: Unique Selling Proposition)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쉽게 말해서 한 번 보고 반해서 갖고 싶은 마음이 생겨나게 하는 특성이 바로 USP이다.
따라서 USP는 기계적 성능이나 물리적인 기능을 의미하는 특징(feature) 보다 넓은 개념으로, 상품이나 서비스의 경쟁력을 높여주는 데 있어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흔히 ‘누드컴퓨터’라고 불리는 애플컴퓨터의 아이맥 디자인을 USP라고 할 수 있다.
디자이너들은 남들이 미처 생각해내지 못하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창출해내고, 이들을 새로운 상품의 씨앗인 컨셉으로 만들어내는 데 있어서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또한 경쟁 제품보다 확연히 두드러지게 드러나 보이게 해주는 차별화(differentiation)도 매력창출을 위한 주요 방법론들 중 하나이다.

<문화 구현>
디자인 경영은 생활 문화는 물론 기업 문화와 밀접한 관련을 갖는다. 먼저 이 역할은 “제품의 선택은 곧 생활양식의 선택”이라고 한 그레고리 파울슨(Gregory Paulson)의 주장과 맥락을 같이하는 거시적인 측면과 기업 문화로 한정된 미시적인 측면으로 구분된다.
거시적인 측면의 역할은 최근 디자인에서 차지하는 문화적 요소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것과 직결된다. 좋은 디자인을 하기 위해서는 먼저 고객의 니즈(needs)를 탐색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양한 문화적 암시점들을 찾아내고, 이들을 디자인을 통해 구체화해야만 고객의 만족을 이끌어낼 수 있다. 더 나가서는 진보적인 디자인은 새로운 생활양식의 형성을 위한 길잡이 역할을 하기도 한다.

특히 조형적인 면에서는 한 시대를 대표하는 사조(思潮)나 문화적 특성이 반영된 디자인을 통해 이 역할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한 예로 1960년대에 팝 아트, 1970년대에 옵티컬 아트, 1980년대에는 포스트모던 풍의 디자인이 주류를 이루었다. 그러나 다원주의라는 말이 실감날 만큼 유행과 풍조가 다양화되고 있는 요즘 상황에서는 특정 문화적 현상만을 디자인에 반영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여러 가지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지는 퓨전(fusion)이라는 용어가 널리 사용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미시적인 측면으로 보면 문화의 구현은 곧 한 기업의 문화 형성을 의미한다. 즉 독창적인 기업 이미지의 부각과 매력의 창출을 통하여 기업의 문화를 새롭고 참신하게 구체화하는 것이 바로 문화의 구현이기 때문이다.


디자인 경영의 세 가지 차원

디자인 경영의 본질을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려운 이유는 기업의 디자인 활동이 여러 가지 복합적인 내용으로 구성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디자인 활동은 기업문화의 구현처럼 기업의 전략과 직결되는 것으로부터 형상이나 색채 등과 같이 조형적인 디자인 작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역을 포함하고 있다.
따라서 그와 같은 활동들은 기업 문화나 이미지와 직결되는 전략적 차원, 기업디자인 부서의 운영에 관한 전술적 차원, 디자인 프로젝트의 경영에 관한 실행적 차원으로 분류하여 접근하면 효과적으로 디자인 경영의 본질을 이해할 수 있다.
이 세 가지 차원의 활동들은 서로 긴밀하게 연계되어 불가분의 관계를 맺으며 각각 다음과 같은 특성을 갖고 있다.

<전략적 차원>
먼저 전략적 차원의 디자인 경영은 가장 폭넓고 수준 높은 차원이다. 이 차원의 기본 개념은 디자인에 관한 전략적인 결정이 기업의 다른 전략을 수립하는 것과 동등한 가치를 갖는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한다.
경영 전략이 기업활동의 모든 국면에서 커다란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전략적 차원의 디자인 경영은 기업 디자인 활동에 관한 총체적인 지침으로 구성된다. 먼저 회사의 특성이나 제품의 속성에 관한 수많은 가능성(예를 들면 소박함, 간결함, 고상함, 강건함…등) 중에서 특히 어떤 것을 강조해야 할 필요가 있는가? 등과 같은 전략적인 주제들이 이 범주에 속한다.
이 차원의 디자인 경영에서 가장 중요한 업무는 갖가지 전략적 대안 중에서 최적의 디자인 전략을 선정하는 것이다.
디자인 전략이란 기업이 추구하는 모든 활동에 가시적인 형상을 부여하기 위한 ‘틀’이라고 할 수 있다. 디자인 활동이 기업의 목표, 총체적인 경영전략, 그리고 사업내용과 효율적인 조화를 이루도록 하는 것이 바로 이 차원의 핵심적인 사항이다.
CI, 기업색채계획, 기업제품이미지 통합프로그램 등과 같은 종합적인 계획들이 모두 전략적 차원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내용이다.
디자인을 중시하는 기업들은 기업 디자인 경영을 활성화하기 위해 디자인 정책, 기준, 시방을 수립하는 임무를 수행하는 CDO를 임명하고 있다.

<전술적 차원>
디자인 조직의 운영에 관한 사항을 다루는 것이 전술적 차원의 디자인 경영이다. 기업의 디자인 전담부서와 같은 디자인 조직의 경영을 주요 대상으로 한다. 디자인 조직의 주요 임무는 독창적인 아이디어와 디자인 컨셉의 창출이므로 주로 관리적인 업무를 위주로 하는 일반적인 비즈니스 조직과 구별된다.
디자인 조직을 독립성을 유지하도록 운영하여 관리절차에 의하여 디자인 아이디어가 변형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디자인 부서는 마케팅이나 기술부문에 소속되지 않도록 하여 자유로운 활동을 보장하여 줌으로써 독창성과 창의성이 고취되도록 해야 한다.
디자인센터의 운영에서는 다양한 디자인 기능들이 공생적인 협조관계를 극대화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다국적 기업들은 디자인센터 산하에 다양한 부(副)디자인센터를 설치 운영하고 있다.
CEO와 디자인 중역들간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은 좋은 디자인의 창출을 통해 기업디자인 문화를 달성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실행적 차원>
실행적 차원의 디자인 경영은 실제로 디자인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운영하는 것이므로 디자인의 질적 수준이 이 차원에서 결정된다. 다양한 실무 경험과 리더십을 겸비한 선임디자이너들이 디자인 프로젝트의 추진에 대한 총체적인 책임을 갖는 관리자로 임명되고 있다.
이 차원의 디자인 경영에서는 디자인 문제들을 세부적으로 정의하고 시각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기법들이 활용된다.
디자인 프로젝트 매니저는 통상 디자인 지침, 시장정보, 기술데이터 등과 같은 유용한 내용이 포함된 시방서에 따라 디자인 프로젝트를 운용한다. 특히 주어진 시간과 예산의 범주 내에서 품질 좋은 디자인 안을 생산하는 것이 주요 목표이다.


디자인 경영자 모델

디자인 경영자는 담당하는 업무의 특성에 따라 여러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기업의 업종이나 구조 등에 따라 디자인 경영자는 각기 다른 역할을 수행하게 되기 때문이다.
디자인 경영자들은 그림 3과 같이 자신이 수행하는 업무와 발휘할 수 있는 능력을 기준으로 스타일리스트, 커뮤니케이터, 기획자, 통합자의 네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스타일리스트>
먼저 스타일리스트는 주로 대상의 조형적 특성을 결정지어주는 역할을 수행하는 디자인 경영자이다. 이들이 주로 수행하는 활동은 단순한 기능을 발휘하는 상품과 그것을 담는 용기, 포장의 디자인을 관리하는 것이다.
이 유형의 디자인 경영자는 감각이 뛰어나고, 조형적인 기법(skill)에 능하여 디자인 프로젝트 관리직을 수행하는 경우가 많다.

<커뮤니케이터>
커뮤니케이터는 시각적인 정보를 디자인하는 업무를 총괄하는 디자인 경영자로서 이미지 메이킹에 크게 기여한다. 디자인 기업이미지의 형성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CI나 브랜드 아이덴티티, 인터페이스 등이 바로 이 범주의 디자인 경영자가 주로 수행하는 임무이다.
또한 캐릭터, 게임, 웹 사이트, 광고, 포장디자인 등도 이 범주에 속한다.

<기획자>
기획자는 새로운 제품의 컨셉을 구상하고 실행하는 디자인 경영자로서 USP의 창출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기존의 제품들과는 확연히 차별화되는 제품의 컨셉을 창출하고, 그 컨셉이 효과적으로 살아날 수 있는 특성을 부여함으로써 경쟁력을 갖도록 해주는 역할을 한다.
산업디자이너 중에서 기획력을 겸비하고 디자인 조직을 운영할 수 있는 자질과 경험을 갖춘 사람이 이 범주의 CDO로서의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통합자>
통합자는 가장 상위 수준의 디자인 활동을 총괄하는 디자인 경영자이다. 새로운 사업영역을 개척하는 디자인 경영자이다.
이 유형의 디자인 경영자는 기존의 비즈니스를 수정,보완하는 개선의 차원을 넘어서서, 전혀 새롭고 가능성이 많은 틈새(niche)를 개척하는 혁신을 이루어내는 데 있어서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고도의 창의성을 바탕으로 특정 상황에 대한 시나리오를 작성, 분석하는 등 전략적 디자인 기획(Strategic Design Planning)과 같은 방법을 활용하여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찾아낼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려 있다. 그러나 이 수준의 역할은 주로 CEO 수준에서 이루어질 수 있다.

이처럼 디자인 경영자들의 유형을 보면, 디자이너가 자신의 노력에 따라 디자인 경영자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먼저 특정 디자인 영역의 기술에만 치중하여 스타일리스트로서의 디자인 경영자가 될 수 있고, 좀더 폭넓은 사상과 지식을 연마하면 통합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물론 스타일리스트의 단계를 거쳐 기획자나 통합자가 될 수 있다.
이에 따라 디자인 교육에서도 커다란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디자인 경영 교육의 활성화를 통하여 젊은 디자인 학도들이 높은 이상(理想)을 갖고 한 차원 높은 미래의 가능성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정보시대에는 단순 기능을 발휘하는 스타일리스트보다는 전략적인 디자인 기획능력과 통합능력을 갖춘 디자이너들의 역할이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디자인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선택

지금 우리 나라의 디자인은 커다란 전환점을 맞고 있다. 정부의 강력한 지원을 바탕으로 디자인 한국의 비전을 달성하여 2010년까지 디자인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채비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디자인 정보와 방법을 수입하던 디자인 후발국의 굴레를 벗어나서, 우리가 디자인 정보의 공급원이 되기 위한 노력들이 서서히 결실을 맺어가고 있다.
2001년 10월에 제22회 세계산업디자인총회가 열리는 코리아 디자인 센터가 완공되면 세계적인 디자인 명소가 될 것이다.
우리 나라의 특히 디자인 경영의 육성을 통해 세계적인 리더십을 도모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 디자인계는 1960년 대 초반부터 40여 년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다른 나라에서는 수 백년에 걸쳐 이루어온 성장 과정을 성공적으로 다져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세계적으로 디자인 경영에 대한 중요성이 크게 대두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이 분야가 비교적 미개척 분야로 남아 있다는 것도 중요한 이유로 꼽을 수 있다. 비록 디자인에서는 선진국들보다 뒤떨어졌어도, 디자인 경영을 통해 그들과의 격차를 좁힐 수 있는 가능성은 매우 크다.

특히 가전, 가구, 문구, 자동차 산업 등에서 국제적인 규모를 갖춘 국내 기업들이 경쟁력있는 디자인 부서들을 가지고 있으므로 디자인 경영을 발전시켜 갈 수 있는 비옥한 토양을 갖추고 있다. 정부 주도로 해마다 디자인경영대상을 수여하는 것이나 KIDP가 앞장서서 매월 디자인 경영포럼을 개최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최근 정부가 앞장서서 기업의 디자인 경영 시스템 구축을 적극 지원하는 것은 디자인 한국의 건설을 앞당기기 위함이다. 제품과 서비스의 특성화와 고급화를 도모하고 세계적인 브랜드를 개발하는 것은 곧 수출의 증대를 이루고 디자인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지름길이다.
특히 정보화 시대의 다양한 요구에 부응할 수 있는 디자인 서비스의 창출을 위해서는 수준 높은 디자인 경영의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 세계적인 디자인 경영자들이 배출되어 디자인 선진국 진입을 위한 견인차 역할을 하게 될 날이 멀지 않다.
이제 21세기의 활짝 열리고 있는 디자인 경영의 시대를 맞아 젊은 디자이너들이 대망을 가져야 할 시점이다.

Young designers be ambitious,please!


참고문헌
1.정경원,「디자인경영 」,안그라픽스,서울,1999.
2.조동성\ 이동현,「디자인,디자인산업,디자인정책 」,디자인하우스,서울,1996.
3.Blaich,Robert and Jannet,Product Design and Corporate Strategy,Mcgraw-Hill,New York,1993
4.Pilditch,James,Winning Ways :How ‘w i n n i n g ’companies create the products we all want to buy,Harper &Row, Publishers,London,1987
5.Peters,Tom,The Pursuit of WOW,Vintage Books A Division of Random House,New York,1994
6.Oakley,Mark,Managing Product Design,Weidenfeld and Nicolson,London,1984
7.Crawford,Tad,AIGA Professional Practices in Graphic Design,Allworth Press,New York,1998
8.Stewart,Richard,Design and British Industry,John Murray,London,1987
9.Ulrich,Karl T.,Eppinger,Steven D.,Product Design and Development,Mcgraw-Hill,New York,1976
10.Foote,Cameron S.,The Business Side of Creativity,Norton &Company,New York,1996

 

글 _ 정경원 (한국산업디자인진흥원 원장, 디자인학 박사) , 구성,진행_편집부

   

서울대 응용미술과(1975) 및 동대학원을 졸업했다(1980).
미국 시라큐스대학교에서 디자인매니지먼트를 전공하여 산업디자인학 석사학위를(1982), 영국 맨체스터 메트로폴리탄 대학교에서 디자인전략론을 전공하여 박사학위를 받았다.(1989)
세계산업디자인단체협의회(ICSID) 집행위원을 역임했으며(1995~1999), 한국과학기술원 산업디자인과 교수로 재직(1990~현재 휴직) 중에 한국산업디자인진흥원 원장(2000.2~현재)에 취임했다.
한국과학기술원 공로상(1995)과 제11회 산업디자인진흥대회 디자인공로부문 대통령 표창(1999)을 받았다.
저서로 <디자인의 발견>(1986), <미래의 경쟁, 디자인에 달려있다>(1993), <디자인이 경쟁력이다>(1994), <세계 디자인 기행>(1996), <디자인경영>(1999) 등의 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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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db 2001년 1 2월호 (174호) 첫페이지로 가기
이슈:디자인경영,생존을 위한 미래의 준비
기업경쟁력, 디자인 경영에 달려있다.
케이스 스터디
일룸 / 삼성전자 / 지엔코
FID / LG전자 / 약국의 디자인
디자인 매니저 인터뷰
한국도자기 김성수 대표
LG전자 김철호 부사장
동아연필 김충경 대표
애경산업 안용찬 대표
삼성전자 정국현 상무
진단과 제언
소니다움의 경영으로 성공한 바이오의 신화
영국 디자인카운슬이 선정한 밀레니엄 프로덕트, 그 이후
SBS 다큐멘터리 제작후기
'21세기 생존전략-디자인'
디자인정책
2001년 디자인정책,브랜드 강국을 꿈꾼다.
디자인디비 닷컴 프로젝트
포럼
한중일 전자산업 협력방안
중소기업 신제품디자인개발의 전략적 역할
특집 : 디자인 경영 교육
디자인 경영 교육
미국 협회 및 재단에서의 디자인교육
미국디자인경영협회 / 미국기업디자인재단
디자인 대학에서의 디자인 경영교육
영국 브르넬대학 '디자인,경영과 혁신'과정
인터뷰:브루넬대학 나오미 고닉 교수
미국 프랫인스티튜트 디자인 경영 프로그램
인터뷰:프랫 인스티튜트 빌 슈로더 교수
국제산업디자인대학원 디자인 경영과정
영국, 경영대학에서의 디자인 경영교육
웨스트 민스터 대학 / 센트럴 잉글랜드 대학
공학적 개념과 통합된 디자인 경영교육
헬싱키 3개 대학
한국 산업정책연구원
미국 메사추세츠공과대학
디자인 소식
KIDP 소식 / 이벤트 / school / 기타


잡지/웹진 '산업디자인'은
한국디자인포장센터에서 발간하던 격월간 잡지로 1970년 11월 '디자인·포장' 창간호가 1983년 2월까지 발행되고, 1983년 4월(no.67)부터 '산업디자인'으로 명칭변경되어 발간되었습니다.
이후 2001년 1/2월호(no.174)를 마지막으로 산업디자인지는 폐간되었으며, 2001년 7/8월(vol.175)부터 현재까지 designdb라는 이름으로 발행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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