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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스 스터디 : 일룸

스터디 셀러를 지향하는 일룸의 자세경영

<디자인 매니지먼트 저널(Design Management Journal)>의 편집인 토마스 월튼(Tomas Walton)은 98년 여름호에서 디자인 경영은 자세경영(attitude management)이라고 했다.
디자인 경영이란 최종사용자에게 기업의 제품 정보 뿐만 아니라 기업의 심성을 전략적으로 전달하는 활동이라는 의미이다.
주식회사 일룸(iloom, 대표 양영일)의 가구브랜드 ‘일룸’이 출시 2년 3개월만에 동종업계 10위 안에 자리를 굳히며 인지도를 높인 것은 품질에서 디자인, 그리고 브랜드 자산 관리에 이르기까지 기업의 일관된 심성을 유지하여 사용자들에게 제공한 자세경영의 실천이 있었기 때문이다.


디자인, 시장 창출의 전략

이제 모든 비즈니스에서 디자인은 소외될 수 없는 요소로 떠오르고 있지만 가구산업은 패션산업과 함께 오래전부터 디자인을 필수적인 경영자원으로 활용해왔다.
하지만 일룸의 디자인 경영은 전통적인 가구산업에서 다루어왔던 미학적 차원이나, 단순한 편의성의 모색과는 다른 차원에서 디자인의 문제가 제기되었다.
일룸의 가구 컨셉은 ‘가정용사무가구(homeoffice)’. 일룸이 창업할 시점에 이미 가정용 가구 시장은 포화상태였다. 하지만 젊은 세대들을 중심으로 한 라이프 스타일의 급속한 변화는 ‘혼례용’ 중심이 아닌 색다른 가정용 가구시장의 가능성을 예상할 수 있게 해주었다.

정보화로 재택근무를 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소호족이나 오피스텔이 생겨나면서 가정과 사무실을 동시에 소화시킬 수 있는 가구가 필요하다는 점에 관심을 모았다.
침실에 책상을 놓을 수도 있고, 거실에 공부방을 설치할 수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가뜩이나 비좁은 한국의 주거 공간에 책상과 서재라니!
관건은 협소한 공간에 작업 공간까지 확보하기 위해서는 공간을 어떻게 활용할 것이냐, 그리고 기존의 가정용가구에는 없었던 기능을 공간 효율적으로 어떻게 추가하느냐가 문제로 떠올랐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사무용 가구의 시스템화, 모듈화를 가정용 가구에 도입하는 것이었고, 이러한 문제의 해결은 디자인으로 가능했다.
결국 ‘시장의 창출’과 ‘차별화’ 전략의 차원에서 디자인이 필요했고 계속해서 기업 경영에 디자인이 중심에 위치하게 된 이유라는 것이 영업기획팀 김진호 팀장의 설명이다.

디자인을 위한 연구개발의 현황이 이를 대변한다.
일룸은 크게 가구사업부와 의자사업부로 나누어져 있고 각각 디자인 연구소를 가지고 있으며 가구사업부의 경우는 퍼시스의 크레아 디자인연구소에서도 연구개발을 담당한다.
중소기업임에도 불구하고 디자인 연구소가 세 개나 있는 셈이다. 디자인이 중요한 가구회사이기 때문이 아니라 디자인을 충분히 활용하겠다는 경영 마인드가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

여기에는 현재 일룸의 계열사이면서 모회사격인 (주)퍼시스의 경험이 큰 역할을 했다.
퍼시스도 기존의 가구시장을 공략한 것이 아닌 사무용 가구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 경우이고, 때문에 새로운 기능을 가진 가구를 만들기 위하여 재료에서부터, 공간활용, 다양한 기능 등을 발굴해내면서 이를 디자인으로 풀어야만 했던 것이다.
그러한 디자인을 위한 연구 개발의 노력이 현재의 퍼시스가 있도록 했으며 그 노하우가 일룸의 시작에 공헌을 한 것이다.


모회사의 브랜드 자산을 일룸의 브랜드 이미지로

일룸의 가구가 시작 단계에서부터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었던 것도 퍼시스라는 브랜드 이미지에 힘입은 바 크다. 품질과 편리한 기능 등 제품으로 당당하게 승부했던 퍼시스는 이미 시장에서 브랜드 신뢰도를 강하게 구축하고 있던 상태였다.
일룸의 주 고객층은 20∼30대, 사무실에서 퍼시스를 접하고 사용해온 젊은 직장인들이다. 이들은 가정에서의 새로운 생활문화를 영위하기 위해 퍼시스를 배경으로 탄생한 신생업체 일룸의 가구를 선택하는 데에 망설일 필요가 없었다.

퍼시스라는 이름으로 브랜드를 확장한 것은 아니었고 분사를 통해서 신규 브랜드를 만들어내는 경우였지만, 일룸은 기존 퍼시스의 이미지와 일룸의 이미지가 서로 부합되도록 했고, 퍼시스에서 축적된 전문적인 기술과 디자인을 일룸에도 적용했으며, 주요 이용자 집단을 유사하게 타겟화하였다.
모회사의 브랜드 자산을 전략적으로 활용한 이와 같은 브랜드의 체계적인 관리야말로 일룸이 98년 9월 창업하여 IMF 체제로 많은 경쟁업체들이 도산하는 위기에 처해있을 때도 꾸준한 성장을 지속하고 이듬해인 99년 한해 매출액 120억 원의 탄탄한 기업이 될 수 있었던 이유였다.

98년 새로운 사업영역을 발굴하면서 퍼시스는 다양한 사업 영역들을 생각했었다.
문구, 소품분야 등도 고려 대상이 되었으나 자신들의 강점은 ‘가구’라는 데에 뜻을 모았다. 만일 퍼시스에서 일룸의 가정용사무가구가 아니라 다른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대했다면 소비자들로부터 지금과 같은 반응을 기대할 수 있었을까?
자신의 전통과는 상관없이, 또 체계적인 브랜드 관리 없이 이른바 ‘된다’는 혹은 ‘떠오른다’는 분야에 유행처럼 몰리는 우리 풍토에서 건전하고 일관되게 자신의 영역을 조금씩 발전시키고자 한 일룸의 선택은 사업영역 혹은 브랜드의 확장이라는 면에서 경영의 차원 이상으로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꾸준함’으로 기업철학에서 광고까지

브랜드 이미지 관리와 함께 구매와 직접적으로 연계된 전략이 된 것은 일룸의 제품개발, 마케팅전략, 기업이미지 관리에 일관되게 녹아있는 ‘일룸다움’ 곧 ‘꾸준함과 변하지 않는 성실성’의 반영이다.
제품개발에 있어 일룸은 창업 때 생산하던 모델을 현재도 계속 생산하며 앞으로도 그럴 예정이다.
초창기 모델이 여전히 시판되는데다 가구들이 모듈화되어 있어 추가로 다른 아이템을 구입하고도 어색하지 않게 공간을 꾸밀 수 있으며, 한 가구의 다용도 활용이 가능하다.

일룸의 히트 상품이라고 할 수 있는 알투스(Altus) 시리즈는 책상, 의자, 책상장, 책장, 수납유니트, 액세서리와 옷장 및 침대로 구성된 시스템 제품으로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계속 제작 판매되고 있다.
예를 들면 수납유니트는 거실 공부방에서 서류함으로도 사용하지만 침실에서 협탁으로도 사용할 수 있게 만들어져 있다.

이러한 기능의 호환성으로 소비자들의 부담을 줄일 수 있었다. 덕분에 한번 구입에 뭉칫돈이 들어가는 가구 구매의 패턴을 바꾸어 젊은 세대들의 지속적인 구매 욕구를 끌어들일 수 있었다.
기존에 사용하던 모델이 생산되지 않아 업그레이드가 불가능하고 아예 제품을 새로 구입하게 하는 정보화기기들이나, 쓰고 버리는 소비재와는 달리 가구는 내구재이기 때문에 오래 꾸준히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일룸의 철학이 오히려 구매를 자극한 것이다.

광고의 경우에도 일룸은 2년 동안 같은 시안을 사용하고 있다. 개별 브랜드가 새로 개발될 때마다 제품사진과 카피문구는 바뀌지만 기본적인 컨셉은 그대로 유지한다.
아직 역사가 오래되지 않은 성장기의 제품이라 제품, 혹은 브랜드를 인지시켜야 하는 측면도 있지만 그만큼 경영 전략이 신중하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이러한 신중함과 꾸준함으로 2년 3개월 밖에 되지 않은 기업의 이미지를 굳힐 수 있었던 것은 역시 디자이너 출신인 최고 경영자의 고집스러운 꼼꼼함에 기인한다. 상품 기획에서 유통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에 경영진들은 단계별로 100% 관여한다.
뿐만 아니다. 작은 홍보물, 연말 고객 선물인 달력까지 사장이 확인한다는 것을 직원들은 자랑스럽게 얘기한다. 사장의 관여가 잔소리가 아니라 치밀한 경영전략이 되고 있다는 의미다.

사람들은 이제 일룸하면, 편의성, 깔끔한 디자인과 함께 꾸준함과 신중함, 성실함을 떠올린다.
일관되게 추구한 기업의 철학과 자세가 사용자에게 제대로 어필한 것이다. 하지만 일룸에게도 숙제는 있다. 보다 자생적으로 기업과 브랜드의 이미지를 제고하고 신중함을 잃지 않는 가운데서도 혁신을 이루어야 한다는 점이다.

현재 작은 조직을 이용, 팀웍은 강한 반면 제품의 개발 속도가 느린 단점이 있다.
그러나 빨리 만든 엉터리보다는 느리지만 보장된 품질과 디자인이 있다면 소비자에게 기다리는 것도 큰 기쁨이 될 것이다.


글_백현주(기자)

www.iloom.com


알투스(Altus) 시리즈.
일룸 가구 시리즈의 첫번째 제품.
단종되지 않고 계속 생산된다.


책상높이를 조절할 수 있도록 한 책상다리.
체형의 변화와 용도 변경에 따라 가구의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다.


일룸 고유의 자재를 사용한 알투스 시리즈의 책상 뒷판

 

 




광고시안.
2년 동안 계속 동일한 광고시안에 제품만 바꿔 놓음으르써 오히려 성실한 브랜드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데 성공했다.

 

 


첼시(Chelsea) 시리즈.


프리존왜건.
(Free Zone Wagon)
충분한 두꼐와 강도의 원자재, HPM, LPM 등 내구성이 보장된 마감재.
일룸만을 위한 철물 및 액세서리류를 사용하고 있다.

 


의자 시리즈 카카오.
(Cacao)
인체공학적 설계와 절제된 디자인 센스로 튀지 않으면서도 사용자의 개성과 취향을 살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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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지/웹진 '산업디자인'은
한국디자인포장센터에서 발간하던 격월간 잡지로 1970년 11월 '디자인·포장' 창간호가 1983년 2월까지 발행되고, 1983년 4월(no.67)부터 '산업디자인'으로 명칭변경되어 발간되었습니다.
이후 2001년 1/2월호(no.174)를 마지막으로 산업디자인지는 폐간되었으며, 2001년 7/8월(vol.175)부터 현재까지 designdb라는 이름으로 발행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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