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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1

한, 중, 일 전자산업 협력방안

한중일 3국은 가까우면서 먼 나라이다. 3국은 지리적으로 인접되어 있고 역사적으로도 문물을 교류하는 가까운 이웃이었지만 몇차례의 전쟁으로 서로 사이가 벌어졌다.
그러나 이제는 국제화, 개방, 탈이념의 시대에 접어들면서 과거 어느 때보다도 산업협력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시점에 와 있다.
특히 3국의 산업중에서 전자산업은 가장 발달되어 있고 상호협력이 절실히 요구되는 분야이며 그 협력가능성도 높다.


한, 중, 일 전자산업 현황

전자산업 생산현황을 보면, 한중일 3국은 현재 세계 전체 총생산액 약 1조 2,000억 달러 중에서 27.6%를 차지하는 강국이다.
일본이 17.1%로 미국에 이어 2위, 중국은 6.0%로 3위, 한국은 4.5%로 독일에 이어 5위를 차지하고 있다.
시장규모로 보아도 일본이 세계 2위, 중국은 4위, 한국은 9위를 차지하고 있어 수요와 공급 측면에서 모두 세계적인 국가란 것을 알 수 있다.

자국내 수출입에서 차지하는 전자산업 비중도 매우 높다. 99년 총수출액 대비 전자산업 수출 비중이 한국과 일본 각각 수출 1,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에는 디지털화, 네트워크화에 따른 IT 혁명의 진전으로 3국 모두 정보통신기기 교역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무역수지면에서 한국은 대중(對中) 흑자, 일본은 대한(對韓) 흑자, 중국은 대일(對日) 흑자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한중일이 서로 물고 물리는 밀접한 연결고리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무역구조를 가지게 된 것은 3국간의 경쟁력의 차이에서 기인한 것이다. 일본은 모든 경쟁력 면에서 앞서 있고 한국은 중간수준인데 비해 중국은 크게 취약하다. 기술력 면에서 일본은 세계적 수준에 올라있는 반면 한국과 중국은 다소 취약하다.
일본의 전자산업은 과거 생산, 제조부문 중심에서 기초연구, 제품개발 부문에 중점을 두면서 구미국가와 대등한 기술력 수준에 와 있는 반면 생산, 제조에 경쟁력을 지닌 한국과 중국은 R&D 부문이 상대적으로 열세이나, 한국이 중국에 비해 우위에 있다.

전자 각 부문별로 보면 가전은 일본이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고, 중국은 백색가전 부문의 기술력이 급속히 발전하고 있으나 디지털가전은 취약하며, 한국은 그 중간 수준이다.
컴퓨터는 일본의 경우 미국에 비해 설계기술력에서 뒤지지만 한겵傷 비해 앞서 있으며, 한국과 중국은 전반적으로 열세에 있다. 그러나 최근 한국은 저가컴퓨터에서 세계적인 선풍을 일으킨 바 있고 중국은 대만컴퓨터 생산공장의 이전과 하청생산으로 생산기술력을 축적하고 있다.
컴퓨터와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는 소프트웨어의 경우 일본은 초기/상업화 단계이나, 한국과 중국의 수준은 유아단계에 머물러 있어 전세계 일류기업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통신기기의 경우 일본의 기술력은 전반적으로 구미 선진국에 비해서는 밀리나 비동기식의 경우 세계적인 수준에 있고 한국은 부호분할방식 휴대폰(CDMA)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바 있어 동기식에서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 중국은 여기에 비해 아직 낮은 수준으로 많은 외국사업자들이 중국에 들어와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기술개발력 수준 비교
  한국 일본 중국
가전 - 일본에 열세
- 디지털TV 등 일부제품 기술개발은 일본과 대등한 수준
- AV, 백색가전 뿐만아니라 첨단가전(DVD, 디지털TV, 게임기)의 개발기술이 세계최고 - 선진국 기술이전으로 기존제품 기술력 향상
- 차세대 디지털 제품의 기술습득 노력 활발
컴퓨터 - 설계기술보다 생산기술(단순조립), 주변기기 부문 위주로 발전
- 본체 연구개발 미진
- 핵심부품의 설계기술이 미국에 열세
- 생산기술, DVD-ROM, 컴퓨터 하드디스크(HDD) 등 주변기기 기술 수준 높음
- 기술력 급속히 향상
- 대기업과 군소업체의 격차가 크고, 일부는 단순 부품조립단계에 머물러 있는 실정
소프트웨어 - 일부 응용소프트웨어의 국산화 진전
- 자체개발 능력이 전반적으로 약함
- 미국에 열세지만 한, 중보다는 한 단계 앞선 수준 - 자체개발 능력이 약해 대부분 외국 제품을 수입, 자국어화햐여 판매하는 수준
통신기기 - 선진국의 70% 수준
- 단말기 경쟁력 우위
- 첨단장비, 핵심부품의 기술축적이 미흡하여 원천기술을 도입하여 상품화하는 패턴
- 구미업체에 비해 열세
- 3세대 휴대폰(IMT-2000)등 차세대 기술표준에 주도적 역할을 담당
- 선진국의 시장진출을 위한 기술 이전에 의존
- 이동통신 등 정보통신 기술력 향상에 국가 차원의 지원을 강화

전화, PC보급률 등 정보화 수준에서도 일본에 이어 한국은 높은 수준이고 중국은 가장 열악하다.
특히 중국은 정보화 수준에서 아직 보급 초기에 머물러 있어 향후 발전가능성은 무한하다고 하겠다.
소득의 빠른 증가, 정보화에 대한 높은 소비패턴 등으로 볼 때 무선전화, 컴퓨터, 인터넷 등 향후 중국의 정보화 수요는 급격하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한, 중, 일 산업협력 현황

한중일 3국 기업간 협력의 주요 형태는 기술협력이다. 개발도상에 있는 한국과 중국기업은 기술력 제고와 신시장 진출을 위해 선진기술 도입이 필요했고 이를 위해 산업경제적, 지리적, 문화적으로 가까운 일본 기업을 선호하였다.
따라서 한중일 기업간 기술협력의 경우 일본 기업의 한국 및 중국 기업에 대한 일방적인 기술, 특허공여가 대종을 이루고 있고 교차라이센싱, 기술특허공유 등 쌍방적 협력관계는 소수에 불과하다.

생산이전 및 직접투자 측면에서 보면 일본 전자업체 해외 생산시설 1,200여 곳 중 20% 이상이 중국에 위치할 정도로 중국은 해외생산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
80년대 중반 이후 일본과 한국은 저임의 풍부한 노동력을 가진 중국에 가전제품 생산 이전을 적극적으로 전개하면서 중국은 세계 제2위의 가전 생산국으로 발전하여 지금은 컬러TV, 오디오, 백색가전 등 기존 가전제품의 생산력 및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
일본, 한국의 대중 직접투자가 실시된 초기에는 중국은 주로 노동집약적인 제품을 생산했으나, 최근에는 제품구조 고도화를 꾀하면서 주문자생산방식(OEM) 수출에서 자가상표 수출비중을 높이고 있다.
아울러 소형 가전 위주에서 중대형 가전으로, 저가품 위주에서 중고가 제품으로 전환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은 디지털비디오디스크(DVD) 플레이어, 디지털TV 등 차세대 제품의 제조기술력도 갖추었다고 평가되고 있다.

한중간 정보통신 협력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 무선장비, 교환기, 광 및 동 케이블, 데이터 전송장비 등의 분야에서 생산협력이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중국이 무선통신에서 부호분할방식(CDMA)을 추가로 채택함으로써 한국의 CDMA 장비업체들은 중국시장 진출을 위해 현지업체와의 합작생산 모색 중이다. 대규모의 대중국 수출이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많은 기업들이 중국에 진출해서 실패를 경험한 바 있다.
그 원인을 보면 첫째, 사전조사 미흡, 둘째, 파트너의 미협조, 셋째, 사업계획의 미비 등을 꼽고 있다. 반대로 성공한 기업은 첫째, 적절한 투자규모와 수익성 중시의 경영, 둘째, 저임의 노동력을 활용한 노동집약적 산업에 집중, 셋째, 경쟁력 있는 원재료, 부품 등의 안정적인 공급, 넷째 적절한 파트너의 확보 등이 지적되고 있다.


3국 전자산업의 문제점

한중일 3국은 구미업체에 비해 기술 선도력이 열세에 있어 표준화 주도 능력이 부족하다. 예를 들어 무선통신기술표준으로 동기식(CDMA2000), 비동기식(W-CDMA)이 구미업체들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
또한 홈네트워킹 및 차세대 홈기기 제어(control), 정보 액세스, 무선(wireless), 차세대 컴퓨터기본소프트(OS) 등의 분야와 관련된 표준화 채택과정에서 3국은 주도적 입장이 되지 못하고 있다.
이는 기술력이 선진구미국에 비해 부족하기 때문이다. 소프트웨어와 마이크로프로세서(CPU) 등의 경우를 보더라도 미국이 상업화 확산단계에 도달하였으나, 일본은 초기상업화 단계 정도이며 한국과 중국은 유아단계이다.
컴퓨터 기술의 경우 한국의 기술력은 설계기술보다 생산기술(단순조립) 위주로 발전해왔고 본체 부문에 대한 연구개발이 미진하다. 일본은 컴퓨터 생산기술 및 디지털비디오디스크-롬(DVD-ROM), 컴퓨터기억장치(HDD) 등 주변기기의 기술수준은 높지만 핵심부품의 설계기술에서 미국에 열세를 보이고 있다.

기술력 뿐 아니라 한중일의 마케팅 능력도 크게 부족하다. 한국은 휴대전화기의 디자인력은 상당수준에 있으나 전반적으로 판매 및 AS망, 파이낸싱 능력, 브랜드 인지도 등에서 선진대비 50%의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다.
일본조차도 자체의 실력으로 부족한 부문을 제휴를 통해 극복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본업체들은 차세대 이동통신 단말기 및 시스템의 개발, 생산, 판매 및 마케팅 분야에서 유럽의 통신장비업체와 적극적으로 제휴하고 있다.
도시바와 독일의 지멘스는 휴대폰 단말기를 공동개발, 마케팅을 하기로 하였고 마쓰시다와 스웨덴의 에릭슨은 주력제품을 시스템으로 묶어 공동수주 및 마케팅 활동을 하기로 전략적 제휴를 맺고 있다.
또한 3국은 인터넷을 활용한 마케팅 활동도 미흡하다. 인터넷 패러다임과 맞물려 지식경영, 시장 지향적 마케팅 기법 도입이 구미에 비해 늦다. 다품종 대량생산(Mass Customization), 1:1 마케팅 대응강화엔 아직 걸음마 단계이고 3국간 인터넷을 이용한 공동마케팅, 조달 등의 협력도 미흡하다.

주요 정보화 관련 지표
구분 한국 일본 중국
100명당 전화보급률(%)
100명당 PC 보급대수
이동전화 가입자수
천명당 인터넷 호스트수
인터넷 도메인수
천명당 인터넷 사용자수
43.30
15.07
14,040,000
4.13
21,340,000
66.83
49.50
20.21
38,996,000
13.30
38,921,000
91.31
6.90
0.59
21,778,000
0.02
18,396,000
1.68

자료 : 정보통신정책연구원(2000.2)

3국 모두 양적, 질적인 측면에서 정보기술(IT) 인력도 부족하다.
한국은 통신관련 R&D 인력의 질과 수준이 미국의 벨연구소(Bell Lab) 1개의 수준에도 못미치는 실정이고 중국, 일본 역시 IT 관련 전문인력이 부족하다. 중국의 경우 자구지책으로 베이징대 국제 MBA과정, 서구화된 중국인의 귀화 등을 통해 IT 전문인력을 배출하고 있으나 수요에 비해 공급은 턱없이 부족하다.

또한 3국 협력을 논할 때 항상 지적되고 있는 것은 3국의 서로 다른 언어체계이다.
3국은 인터넷을 이용한 자료검색시 영어사이트 위주로 검색하는 등 한중일간 느끼는 언어의 벽이 영어에 비해 매우 높다. 따라서 3국간 사이트 접속빈도도 매우 저조하다.
한일간 자동번역시스템의 개발은 진행되고 있으나 각국별 독자적 추진으로 인해 번역 정확도가 미흡하고 특히 중국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문자, 음성인식기술, 한자자동번역시스템 개발협력은 극히 미비하다.


협력 방안

지금까지의 한중일 협력은 비교우위에 의한 단기적인 3국 분업체제를 근간으로 하고 있어 3국의 우열관계를 고착화시키는 경향이 있다.
앞으로의 협력관계는 3국이 모두 win-win할 수 있고 앞에서 언급한 3국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방향으로 모색되어야 할 것이다. 여기에서는 이러한 점을 유의하여 다음과 같은 다섯 가지의 전략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제 4세대 무선단말기 표준을 공동으로 제정한다.
이동통신방식이 3국간 서로 다른 표준으로 인해 국제 로밍이 되지 않음으로써 여행 및 비즈니스 활동시 많은 불편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2010년경에 상용화될 제 4세대에 대비하여 3국간 기술개발을 통한 선표준제정을 함으로써 전세계 표준설정에 유리한 입지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
유럽의 경우 제3세대 표준제정에서 유럽이 강점있는 비동기식(WCDMA)을 채택함으로써 특허료의 과다지출을 피하고 미국으로부터의 종속에서 벗어난 사례도 있다.
한국은 동기식에서, 일본은 비동기식의 기술로, 중국은 넓은 시장을 가지고 있어 3국간 협력 가능성이 높다고 하겠다.

둘째, 항공우주, 디지털가전 및 무선통신 분야에서의 공동연구이다.
한중일의 기술력이 비슷하고 향후 성장가능성이 높은 부문에서 공동개발해야만 성공 가능성이 높다. 이런 의미에서 위성과 디지털가전, 무선통신 등이 공동연구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는 분야이다.
위성부문은 보안성, 사업규모 등으로 보아 국가적인 차원에서 컨소시엄 형태로 진행하고 무선통신은 3국간 방식이 다르지만 중국과 한국은 동기식 분야에서, 일본, 중국, 한국은 비동기식에서 협력이 가능하다.
백색가전은 중국의 수요가 큰 디지털가전 분야에서 민간차원의 상호협력이 필요하다.

셋째는 부품의 표준화이다.
한중일간 부품의 규격차이와 인증제도의 차이로 인한 부품의 비호환성이 협력확대의 장애가 되고 있다. 우선 표준화된 제품인 컴퓨터, 통신단말 등의 부품 표준화를 통해 부품공용화를 실현할 필요가 있다.
부품의 호환성을 높임으로써 분업 촉진, 투자 활성화, 무역거래의 확대를 기할 수 있을 것이다.

넷째, 인터넷을 이용한 3국 공동의 부품 전자가상시장(e-marketplace)의 구축이다.
인터넷상에서 불특정 다수의 공급자와 수요자가 구매와 판매를 하는 가상의 시장을 개설하는 것이다. 세트업체와 부품업체의 공동출자로 전자가상시장을 구축함으로써 디지털시대에 대응한 마케팅 활동을 저비용으로 효과적으로 전개할 수 있을 것이다.
부품의 표준화가 이루어진 컴퓨터나 통신기기의 경우 기업간거래(B2B)의 비용절감 효과가 지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섯째, 정보통신 인력의 교류이다. 정보통신은 인력수급상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여 만성적인 수요초과에 시달리고 있는 분야이다.
일본이나 한국의 정보통신인력은 디지털경제의 붐과 함께 크게 부족한게 현실이다. 특히 소프트웨어 인력부족이 심각하여 시급히 충당되어야 할 분야이다.
인력개발을 위한 기업이나 정부차원에서 교육 및 체제를 정비해야함은 물론 온라인, 오프라인상에 정보통신 인력교류회를 만들어 수시로 모임을 가지는 등 정보통신부문에서 휴먼 네트워크의 구축이 필요하다.


글_고정민(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고정민
1959년 출생.
연세대학교와 동 대학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86년부터 삼성경제연구소 산업실에서 전자, 정보통신산업담당 연구원으로 재직하고 있다.
저서로는
<한국주력산업의 21세기 발전전략>
<21세기 성장엔진을 잡아라>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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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db 2001년 1 2월호 (174호) 첫페이지로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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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지/웹진 '산업디자인'은
한국디자인포장센터에서 발간하던 격월간 잡지로 1970년 11월 '디자인·포장' 창간호가 1983년 2월까지 발행되고, 1983년 4월(no.67)부터 '산업디자인'으로 명칭변경되어 발간되었습니다.
이후 2001년 1/2월호(no.174)를 마지막으로 산업디자인지는 폐간되었으며, 2001년 7/8월(vol.175)부터 현재까지 designdb라는 이름으로 발행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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