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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 - 인터뷰

“젊은 디자이너를 위한 양대 세계대회로 만들겠다”
- ICSID 부회장으로 당선된 이순인 KIDP 진흥본부장

이번 시드니 디자인 99에서 ICSID 부회장으로 당선되었는데, 먼저 축하한다.
2001년 ICSID 행사를 준비해야 하는 시점에서 부회장 당선은 세계 속에 우리의 입지를 튼튼히 하고 한국의 이미지를 강력하게 심을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리라 생각한다. 대회 참관단들도 매우 기뻐했다는 소식 들었다.

ICSID는 세계 디자인 진흥을 위해 노력하는 단체다.
먼저 세계 산업디자인의 발전과 진흥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고, 2001 ICSID 행사를 앞둔 시점에 임원이 되어서 국내 행사를 위해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 같아 여러 가지 면에서 잘 되었다고 생각한다.


LG 전자 더블린 지사에 근무하면서 세계적인 디자이너를 만나고 국제 감각을 익힐 수 있었던 경험을 보면 준비된 부회장이라는 생각이 든다.
KIDP 진흥본부장의 역할을 맡게 된 것도 그렇고, ICSID 부회장이라는 직함도 그렇고, 균형있는 국제 감각을 갖추고 있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국내외적으로 기대하는 바가 클 것 같다.

그렇게 봐주니 고맙다. 사실 더블린에 근무하면서 유럽의 여러 나라의 문화를 접하고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어떻게 보면 한 기업을 위해 근무했던 시간이었지만 국가로부터, 사회로부터, 그리고 기업으로부터 많은 혜택을 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런 경험과 혜택을 내 개인을 위해서가 아니라 공익을 위해서, 우리 나라 디자인계를 위해서, 그리고 자라나는 후배들을 위해 되돌려주고 싶었다.

무대가 없는 디자이너에게 큰 무대를 만들어주기 위해서는 먼저 국가에서 디자인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정책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면 기업은 좋은 디자인을 만들기 위해 고급 인력을 필요로 하게 될 것이고, 학교에서는 우수한 학생을 배출하기 위해 교육에 열을 다하게 될 것이며, 학생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스스로 노력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파급효과는 국내 디자인 수준을 발전시킬 뿐만 아니라 세계 디자인계에서도 우리의 입지를 바로 세우는 계기가 되므로 국가의 정책, 즉 물줄기를 바로 잡아 끌어당기는 일이 급선무라고 생각했다.


디자인계는 양대 세계 대회를 유치하고부터 많은 변화가 있었다. 먼저 공통의 관심사가 생겼고, 공동의 목표가 생긴 셈이다.
목표가 너무 추상적이고 장기적일 경우 응집력이 약할 수 있지만, 목표가 구체적이고 단기적이면서 실현가능할 때 집단의 능력은 놀랄만한 힘을 발휘하게 된다. 바로 디자인계가 환골탈퇴할 수 있는 역사적인 기회를 만들었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 시드니 디자인 99에서도 참관단이 100여 명에 이르렀다는 것은 그만큼 국제 행사에 대한 공동의 관심사가 생겼으며, 이를 계기로 국내 디자인계도 세계 디자인계의 흐름을 짚어내고, 세계적인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국제적인 수준이 되어가고 있음을 의미하지 않겠는가?

맞는 말이다. 3개 단체의 공통 행사라는 측면도 있었지만 예전에는 이런 세계대회가 열리더라도 뜻있는 몇 명만 참여했었고, 대부분의 디자이너에게는 자신의 업무와는 무관한 일이었다.
그러나 이제 협회 임원진들부터, 디자이너, 교수들에 이르기까지 양대 세계대회를 어떻게 치를 것인가, 우리는 무엇을 보여줄 것인가를 고민하게 되고, 그러다 보니까 남들은 어떻게 손님을 맞이하는가에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된 것이다.
우리가 즐기고, 우리가 생각하는 한국의 디자인이 아니라 외국인들이 보는 한국의 문화, 한국의 디자인, 한국의 이미지는 무엇인가를 고민하게 되고, 그들의 눈높이에서 우리가 갖고 있는 것을 진지하게 뒤돌아보고 솔직하게 보여주는 자신감을 갖는 것, 그런 경험을 쌓는 것이 양대 세계 대회를 치루면서 얻게 될 정말 소중한 경험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 자신감의 반영이 시드니 디자인 99에서 한국관을 통해 자연스럽게 표출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한국적인 것 하면 조금은 심각하고 엄숙한 분위기였던 것 같은데 이번에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다고 들었다.
우리가 선진화되고 국제화되기 위해서는 절대로 서양을 흉내내지 말라는 이야기를 서양인 지인(知人)으로부터 들은 적이 있다. 어설프게 서양을 흉내내는 것은 그들에게도 식상할 뿐이다.
오히려 그들이 접할 수 없었던 동양적인 여유와 신비로움, 투박함, 자연스러움, 인간에 대한 정성과 따뜻함 등. 우리가 알게 모르게 장점으로 갖고 있는 많은 요소들을 우리 식으로 자신 있게 보여주는 것이 오히려 그들을 감동시킬 수 있는 좋은 요소가 되기도 한다.
그런 면에서 우리는 서양을 알아야 하고, 또한 우리의 실체를 파악하고 객관화시킬 수 있어야 한다.


런 자신감이 있어서 세계 대회를 유치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어쨌든 경제적겱챨@岵막 많은 부분 투자해서 세계 대회를 치르는 것이라면 그만큼 디자인계로서도 이득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본다. 양대 세계 대회를 통해 우리는 어떤 점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는가
여러 가지 점을 거론할 수 있다. 그리고 각 협회의 회원과 디자이너, 교수들 모두 목표는 같지만 기대하는 바는 각각 다를 것이다. 무엇보다도 한국 디자인계의 위상제고다.
세계 디자이너들을 서울과 성남으로 모이게 하여 한국의 디자인, 동양의 디자인을 느끼도록 해야 한다. 인간과 자연, 남성과 여성, 물질과 정신이 분리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 어울려 있음이 바로 인간이 처해있는 환경이자 컨텍스트(context)이다.
그 동안의 디자인은 항상 개체로서 상대적인 무엇인가와의 비교 대상이었지만, 어울림(oullim)의 사상은 인간이 현장 속에 자연스럽게 들어가 있어 조화로운 환경을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양대 세계 대회의 주제인 ‘어울림’의 이러한 개념을 유형, 무형적으로 그들이 접하고 인식하게 함으로써 ‘어울림 디자인’이라는 용어를 글로벌 스탠더드로 만들어 가는 기회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서양인들도 기(氣)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고 생활 속에서 중요시 여긴다는 외신을 종종 접하곤 하는데, 그들도 동양에 대해서는 이미 많이 알고 있는 것 아니겠는가?
호기심 차원이든, 시장의 팽창을 위해서든 그들은 동양에 대해서 많이 알고 있다. 그러기 때문에 트윈세대(디지털 환경에서 태어나 성장한 12살 이전의 세대)에서는 우리가 기회를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 사이버 환경을 지배하고 있는 디지털 환경은 우리 나라가 결코 뒤지지 않을 뿐만 아니라 미국이나 캐나다 등과 동일한 선상에서 출발하고 있다. 따라서 2001년의 행사를 위해 세계의 디자이너들이 한국을 찾아오고, 바로 여기에서 새로운 세기를 열어간다는 것은 굉장한 의미가 있다.
행사 진행에 있어서는 참여자 전원이 주체가 되는 행사, 역사적인 기회로 삼을 수 있는 추억이 담긴 행사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수동적인 자세보다는 각자의 기발한 아이디어를 발휘하는 행사가 되었으면 한다.
또한 행사를 개최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지만, 한국의 젊은 디자이너들이 세계의 유명 디자이너와 만나 함께 호흡하고 토론하면서 세계를 품 안에 느껴보는 기회를 갖길 바란다. 그렇게 자신감을 갖고 나면 분명 세계 무대를 향해 훨훨 날아갈 것이다. 그런 잠재력을 우리는 분명 갖고 있다고 본다.


사용자가 인지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변화되고, 새로운 제품과 기술이 넘쳐나는 세상에 사용자가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디자인, 겉으로 드러나지 않으면서 인간을 존중하고 환경을 존중하는 ‘어울림 디자인’이 새로운 세기에 화두가 되기를 바란다.


글_양난영(산업디자인 편집장)



ICSID 부회장으로 당선된 이순인 KIDP 진흥본부장

이순인
1950년 생.
홍익대학교 공예학과를 졸업(1972)
미국 프랫대학 대학원에서 공업디자인 전공(1980∼1981).
LG전자(주) 디자인종합연구소 디자이너(1975∼1994).
LG전자(주) 유럽디자인연구소(더블린 소재) 소장(1990∼1994).
LG전자(주) 디자인종합연구소장 이사(1994∼1995).
1997년부터 한국산업디자인진흥원 진흥본부 산업디자인담당 본부장을 역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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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지/웹진 '산업디자인'은
한국디자인포장센터에서 발간하던 격월간 잡지로 1970년 11월 '디자인·포장' 창간호가 1983년 2월까지 발행되고, 1983년 4월(no.67)부터 '산업디자인'으로 명칭변경되어 발간되었습니다.
이후 2001년 1/2월호(no.174)를 마지막으로 산업디자인지는 폐간되었으며, 2001년 7/8월(vol.175)부터 현재까지 designdb라는 이름으로 발행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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