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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 디자인 99 대회 성과와 평가

새로운 서울, 즐거운 서울의 이미지를 알린 한국 홍보관

시드니 달링하버에 위치한 컨벤션 센터에 마련된 전시장은 애초 1만 5천m2 규모에 100여 개국 150여 업체가 참가할 것이라는 주최측의 홍보와는 달리, 100여 개 업체가 참가한 데 그쳤다.
전시장의 대부분은 호주의 대표적인 디자인 회사와 관련된 산업관이 주류를 이룬 가운데 디자인 교육관, 국가관 등으로 구성되었다.
해외 참가국으로는 우리 나라를 비롯해 유럽의 GD마크라고 할 수 있는 레드 닷(Red Dot) 수상 제품을 대규모로 전시한 독일, 자국의 토속공예품과 디자인 산업을 소개한 남아프리카공화국, 2003년 ICOGRADA 나고야 총회 홍보관을 운영한 일본과 싱가포르, 노르웨이, 캐나다 등이 참여해 자국의 디자인을 홍보하였다.
전시장 한쪽에는 인터넷 카페가 설치되어 참가자 및 관람자들의 편의를 더해주었다.
한국 홍보관은 호주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전시 부스를 양 옆으로, 일본의 부스를 뒤로 한 채 총 72m2 면적에 높이 4미터의 구조물로 만들어져 그 규모와 구성 방식에서부터 관람객들의 흥미를 끌었다.


한국의 전통소품과 하이테크 기술이 만난 부조화 속의 조화

2000년 ICOGRADA와 2001년 ICSID, 그리고 올 6월에 한국에서 동시에 개최되었던 3개 단체의 국제디자인워크숍, 산업디자인 분야의 전문 디자이너를 위한 ‘인터디자인 1999 서울’, 그래픽디자인 분야의 학생 워크숍인 ‘엑스디자인 1999 서울’, 실내건축 분야의 차세대 디자이너를 위한 ‘윙 1999 서울’을 홍보하기 위한 한국관 구성의 기본 방침은 시간과 공간의 이질성을 극복하고, 이를 통해 다가올 양대 국제 행사의 공통 주제인 ‘어울림’의 사상을 세계인들이 자연스럽게 느끼고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있었다.

한지로 둘러싸인 전시관 입구에 드리워진 한국 전통의 발을 살며시 밀치고 내부로 들어서면 우선 바닥에 깔린 멍석과 중앙에 놓인 평상이 독특하다.
마주보게 배치되어 있는 뒤주와 약장 위에는 각각 최첨단 대형 TV 모니터와 노트북 컴퓨터가 놓여 있고, 15인치 LCD모니터 두 대가 양 옆에 배치되어 부조화 속의 조화를 이룬다.
한지가 반사해내는 조명의 따뜻함과 전시장 내부를 구성하고 있는 한국의 전통 소품들을 통해 관람객들은 강요당하는 느낌 없이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한국의 문화적 정체성을 경험하고 받아들이게 되는 것이다.

지구의 남반구 호주에서 5000년 동안 이어 내려온 한국의 생활문화가 현대의 하이테크 기술의 정수와 만나고, 현대 를 살고 있는 세계인들이 한국이라는 지엽적 장소에서 빚어낸 생활과 문화, 기술을 접하게 되는 순간이다.
3대의 스크린에서는 “What’s Up in Korea?”로 시작되는 두 서양 청년간의 부산스러운 대화 - 2000년과 2001년에 왜 한국에 가야 하는지에 대한 대화가 조금은 거칠게, 그리고 정말 부산스럽게 진행된다 - 가 코믹한 영상과 함께 흘러나오면서 바닥에 깔린 멍석이며, 사방을 둘러친 한지 등을 조심스럽게 관찰하는 관람객의 시선을 집중시킨다.

“한국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한국에 가면 정말 재미있는 볼거리와 먹거리, 놀거리, 일할거리가 있겠구나.” 비즈니스를 하기 위해 모여든 100여 개 전시 부스 가운데 한국관은 단연 인기가 높았다.
우선 전에는 보지 못한 특이한 한국의 전통 소품들을 볼 수 있었고, 전시장에 들어서면 사람을 반기는 따뜻한 분위기가 있었으며, 영상물이 상영되고 있는 최첨단 모니터에도 관람객의 찬사는 끊임없이 쏟아졌다.
평상 위에 쌓여 있는 한국의 삼태극 무늬의 부채도 그 인기에 한몫 했을 터였다. 전시 마지막 날엔 애처러운 눈길로 ‘그 예쁜 부채’를 달라는 관람객들 때문에 난처해하기도 했다.
이번 전시는 양대 행사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을 유도함은 물론 한국의 디자인과 문화, 기술에 대한 인식을 한 단계 높여주는 데 충분히 기여했다는 점에서 성공적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21세기 새로운 패러다임이 될 ‘어울림’ 사상

2000년 ICOGRADA와 2001년 ICSID 총회를 준비하면서 한국이 제시한 ‘어울림’은 동양사상의 기본이 되는 개념으로 우주형성의 원리이자 동서양, 남녀, 과거,현재,미래, 물질정신 등 대립된 개념들의 조화와 화합을 통한 새로운 탄생을 가능케 하는 힘으로 해석할 수 있다.
양 대회를 통해 세계 디자인계에 21세기를 주도할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한국의 어울림 사상을 제시해, 갈등과 대립과 분리의 디자인에서 조화와 화합과 존중의 디자인을 지향하고, 이로써 전 인류의 더 나은 삶에 기여하고자 하는 것이다. 매우 거창하고 전 인류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와 함께 한국 디자인계는 양대 국제디자인 행사를 통해 세계적으로 커다란 도약을 하고자 한다.
한국의 디자인과 문화, 경제에 세계인들은 시선을 주목하기 시작했고, 양 대회는 분명 본격적인 전진을 위한 효과적이고 대규모적인 도화선 역할을 해줄 것이다. 이번 시드니 디자인대회는 그 가능성을 확인해 주는 기회가 되었다.

이제 한국은 더 이상 전쟁과 분단으로 주눅든 극동의 작은 나라가 아니며, 저가격 물량공세와 주문자 상표부착(OEM)이라는 후진성과 주변성을 넘어서고 있다.
세계는 한국의 성장을 주목하고 있다. 양대 디자인 대회의 성패는 비단 디자인만의 영역에만 머물지 않을 것이다.
문화와 경제, 사회와 정치 등 분야간 경계가 무너지고 통합되는 지금 한국 디자인의 세계적인 도약은 곧 문화와 경제의 선전으로 곧바로 이어질 것이다.

1999 호주디자인대회는 이를 위한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 있는 시발점이 되어주었다.
소문도 나고 먹을 것도 많은 잔치를 치러내는 것. 너와 나를 구별짓지 않는 응집된 노력으로만 가능하다.
한국 디자인계의 역량은 이미 국제적 시험대 위에 올랐다.


글_김정희(KIDP 국제협력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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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2001년 1/2월호(no.174)를 마지막으로 산업디자인지는 폐간되었으며, 2001년 7/8월(vol.175)부터 현재까지 designdb라는 이름으로 발행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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